“이젠 좌절하지도 힘들어하지도 마”…연극배우 김운하 노제

“이젠 좌절하지도 힘들어하지도 마”…연극배우 김운하 노제

입력 2015-06-25 14:34
수정 2015-06-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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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제 그곳에선 좌절하지도 힘들어하지도 마. 관객 앞에서처럼 밝은 얼굴로 잘 지내길 바랄게. 형은 진짜 멋진 배우였어.”

지난 19일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연극배우 故 김운하의 노제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려 조문객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연극배우 故 김운하의 노제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려 조문객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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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연극배우 故 김운하의 노제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려 동료 배우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연극배우 故 김운하의 노제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려 동료 배우들이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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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성북구의 한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연극배우 김운하(본명 김창규·40) 씨의 노제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렸다.

노제가 치러진 아르코예술극장 앞에는 연극계 선후배와 동료, 취재진, 시민 등 100여명이 모여 김 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제사상에 놓인 김씨의 영정 사진은 그의 유작인 ‘인간동물원초’의 공연 사진에 양복 이미지를 합성해 만든 것이어서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동료들은 그가 평소 좋아했다는 장사익의 노래 ‘찔레꽃’을 배경음악으로 틀어놓고 조문객을 맞았다.

추도사를 맡은 배우 박주형 씨는 “믿기지를 않는다. 이렇게 갈 사람이 아닌데”라고 운을 뗀 뒤 “창규 형은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이제 간 그곳에선 좌절하지도 힘들어하지 말아라. 그리고 관객 앞에서 늘 그런 것처럼 밝은 얼굴로 잘 지내길 바란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 일부 동료들은 박 씨의 추도사에 오열했다.

이어 2004~2008년 고인과 같이 활동한 극단 산만의 김선찬 대표가 나와 “이렇게 먼저 가면 어찌하느냐. 힘들 때 찾아오지 못한 건 이 형이 힘든 걸 알아서였느냐. 먼저 연락 못한 형을 용서해달라”며 고인의 명목을 빌었다.

동료들은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 뒤 인천에 바다장으로 안치하기로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2005년 ‘당신이야기’로 연극계에 발을 들인 김 씨는 ‘인간동물원초’ 등의 작품에서 활동하던 중 지난 19일 혼자 거주하던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 씨가 별다른 외상이 없고 지병이 있었다는 점에 비춰 병사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 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 등 다른 사례와 맞물려 예술인 복지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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