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듯 낯설다, 둔갑술 풍경화

익숙한 듯 낯설다, 둔갑술 풍경화

입력 2013-12-25 00:00
수정 2013-12-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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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신진 화가 8명의 색다른 재해석… ‘경계의 회화’전

평범한 풍경화에 익숙했던 관람객이라면 다소 당황할 수 있다. 작가 황지윤의 작품 ‘달빛 그림자’는 언뜻 보면 전통 산수화의 멋들어진 구도를 갖췄다. 하지만 화폭 앞으로 바짝 다가서면 깜짝 놀라게 된다. 나무다리는 큰 뱀이고 흰 구름은 새떼이며 나뭇잎은 청설모다. 이른바 ‘둔갑술 풍경’이다. 동서양의 다양한 회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가는 기존 풍경화를 재해석했다. 5개 색을 적절히 섞어 쓰며 이질적인 요소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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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달빛 그림자’
황지윤 ‘달빛 그림자’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금호미술관은 내년 2월 9일까지 풍경화의 독특한 맛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화가 8명을 한자리에 모아 ‘경계의 회화’전을 이어 간다. ‘설악산 화가’로 불리는 김종학부터 임동식, 민정기, 공성훈, 김보희, 김현정, 황지윤, 허수영 등 원로와 신진 작가를 아울렀다.

미술관 측은 “주목받는 작가들의 풍경화가 어떤 식으로 관람객에게 해석되며 이런 수용을 가능케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황지윤의 둔갑술 풍경 옆에는 중견 작가인 공성훈의 작품이 내걸렸다. 산과 하늘, 바다를 담은 화면은 큼직한 풍경 그 자체다. 작가는 “아름답기보다는 시대의 정서를 담은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렬한 원색에 속도감 넘치는 붓질로 유명한 김종학의 작품 옆에는 식물에 추상성을 부여한 김보희의 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다. 김현정은 평범한 일상 풍경에 감정과 느낌을 풍부하게 불어넣고, 허수영은 한 권의 동식물도감 이미지를 중첩시켜 특별한 회화를 만들었다. 임동식은 주변 풍경을 섬세하게 담아내 눈길을 사로잡고 민정기의 풍경화에는 역사가 스며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12-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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