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미다스 손’ 박명성 대표
“프로듀서는 식지 않는 열정으로 끊임없이 트렌드를 파악해 좋은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합니다.”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뮤지컬·연극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라며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프로듀서만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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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뮤지컬 ‘아이다’를 다시 무대에 올리면서 집필에 들어갔다. “30년 넘게 공연계에 몸담아 오면서 프로듀서로서 작품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건 아닌지 혼돈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다’ 재공연 때 문득 지난 세월 스스로에게 던졌던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공연계의 현실과 제작 시스템도 점검하고 대안도 제시했다.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은 기형적입니다. 라이선스 뮤지컬이 주축이 돼 뮤지컬 시장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죠. 대형 창작 뮤지컬 제작을 부단히 시도해야만 건강한 공연 시장이 형성됩니다.”
프로듀서의 길을 걷고 있거나 걸으려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누구나 고만고만한 공연을 만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프로듀서가 되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위험한 도전,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만 있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는 그동안 무대에 올린 수많은 작품 가운데 뮤지컬 ‘원스’를 가장 아쉬운 작품으로, ‘맘마미아!’를 제일 가슴 뿌듯한 작품으로 들었다. ‘원스’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시도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감케 해줬고, ‘맘마미아!’는 중·장년층의 뮤지컬 문화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연극쟁이로 연기도 해보고 프로듀서로 연출도, 제작도, 기획사 운영도 해봤습니다. 공연 예술 발전을 위해선 ‘예술 경영가’를 시급히 발굴, 양성해야 합니다. 창의적인 작품 제작도 중요하지만 창의적인 사람을 찾는 것도 위대한 일입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6-05-09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