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창설 70주년 맞아 기념공연 풍성
63빌딩, 한강유람선 그리고 남산. 서울 사람은 가지 않는 서울 명소라는 우스갯소리에 등장하는 공간이다. 그나마 남산은 자전거나 달리기 동호회가 즐겨 찾는 곳이 됐지만, 이곳을 지나다 보면 도대체 누굴 오라고 지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공간이 나온다. 해오름극장, 별오름극장, 하늘극장 등으로 구성된 국립극장이다. 국가가 세운 문화공간인데도 산 중턱에 있어 시민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곳에 오려면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리더라도 30분가량 걷거나 셔틀버스, 남산순환버스 등을 타야 한다.남산 중턱에 문 연 국립극장
1973년 10월 17일 서울 남산 중턱에서 문을 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오랜 기간 권위의 상징이었다.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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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은 애초 1950년 4월 29일 지금 서울특별시의회 자리인 ‘부민관’ 터에서 문을 열었다. 연극 ‘원술랑’을 개관작으로 올리며 한국 근대 공연예술에 씨앗을 뿌렸으나, 개관 두 달 만에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문을 닫고 대구로 피난길에 올랐다. 이후 1957년 서울로 돌아와 지금 명동예술극장 자리에서 다시 문을 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듯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은 1966년 돌연 남산에 대형 복합문화시설을 짓는 ‘종합민족문화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국립극장 남산 이전을 결정했다.
국립극장의 첫 시작
1950년 4월 29일 국립극장이 개관 공연장으로 쓴 공간은 현재 서울시의회가 사용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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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10월 17일 서울 남산 중턱에서 문을 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개관작인 연극 ‘성웅 이순신’(사진)역시 권력자의 의중이 반영된 작품으로 알려졌다.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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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된 터에서 공연예술계 비약적 성장
국립극장은 정치·경제적 이유로 시민과 분절된 공간에서 재탄생했지만, 고정된 터가 마련되면서 이후 한국 공연예술계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게 된다. 우선 안정적인 공연장과 넓은 부지를 확보하면서 분야별 공연을 개발하는 전속 예술단체를 구성했다. 이렇게 소속된 곳이 국립극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교향악단, 국립가무단, 국립합창단까지 총 8개 전속단이다.
국립극장 전속 단체의 탄생
1973년 5월 창단 당시 국립합창단. 국립극장 제공
●독립한 7개 단체들 모두 참여하는 첫 공연
올해 이들 단체들이 다시 한 지붕 아래 뭉친다. 국립극장 설립 70주년을 기념하고, 한국 예술 재도약을 위해서다. 7개 예술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은 국립극장은 지난 15일 기념사업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100년을 다짐했다.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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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기자 ps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