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튀어나온 디지털 기기 속 괴물
사랑으로 이겨내는 자폐증 아이와 엄마
영화 ‘커넥트’
이수C&E 제공
이수C&E 제공
자폐증과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소년 올리버(아지 로버트슨 분)의 친구는 또래 아이가 아닌 스마트폰이다. 어느 날 밤 화면에 처음 보는 전자책이 저절로 켜지고 기괴한 그림이 친구가 돼 주겠다고 나타났다. 엄마 사라(질리언 제이컵스 분)는 겁에 질린 올리버가 악몽을 꾼 것으로 여기고, 아빠 마티(존 갤러거 주니어)는 아들의 교육과 치료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만 눈에 보이는 ‘괴물’은 현실 세계로 튀어나와 물리력을 행사하고, 올리버를 디지털 기기 너머의 ‘뒤집힌 세계’로 끌고 가려 한다. 타깃이 된 올리버와 엄마는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괴물은 디지털 기기가 있는 곳 어디서나 튀어나온다.
영화 ‘커넥트’
이수C&E 제공
이수C&E 제공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해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사람들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유발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 나가는 충분한 설명이나 개연성도 썩 촘촘하지는 않다. 그렇다 보니 후반부에 ‘모성애의 힘’만 강조한 게 식상한 결말로 이어져 버린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다만 아이를 보호하려는 절박함이 전달되는 모성애를 통해 시도한 반전이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영화는 긴장이 풀려 있는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기법을 남용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한 ‘크리처물’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키운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 충격적 장면이 많지는 않아 공포영화 마니아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상영 시간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