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베갯머리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만큼 재미나고 신나는 일이 있을까. 할머니는 “또 얘기해 줘”라고 보채는 어린 손주의 채근에도 연신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이 책 ‘이야기보따리를 훔친 호랑이’는 이야기의 재미를 알게 해 준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할머니가 들려주는 친숙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다.
작가는 유명한 설화인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다 ‘두꺼비 등에 팥고물 뿌린 호랑이’라는 또 하나의 구전 설화를 버무려 놓았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이야기가 새롭게 들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행복감에 젖어든다. 할머니와 오누이를 잡아먹으려던 무서운 호랑이는 이야기꾼이 돼 온 세상의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친근한 존재가 된다.
주인공 모두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살았습니다’라는 상투적 결론이지만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맛이 있다. 동양화를 공부한 김옥재 작가의 호랑이는 민화에 나오는 우리의 옛 호랑이를 보는 것 같이 낯익다. 그림만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섬세한 필치가 돋보인다. 초등 저학년생.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10-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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