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시 훔볼트대 건너편 베벨 광장에는 한 변의 길이가 1m 20㎝인 정사각형의 투명 유리창이 있다. 이스라엘 예술가 미하 울만이 만든 ‘도서관’이란 작품이다. 가까이서 보면 지하로 하얀 책장이 언뜻 비친다. 책장 크기는 가로, 세로가 각각 7m 6㎝, 높이가 5m 29㎝로, 14칸짜리 책장은 텅 비었다. 1933년 5월 10일 광기에 사로잡힌 나치 선전관 괴벨스가 이 광장에서 2만권의 책을 불태웠던 일을 상기하고자 1993년 만들었다.
신간 ‘베를린 기억의 예술관’은 베벨 광장 도서관을 비롯해 노이헤바헤의 추모소, 코라베를리너 거리의 2711개 유대인 추모석, 실슈트라세 버스 정류장의 아돌프 아이히만에 관한 광고판 등 베를린 곳곳에 스며든 10가지 기념조형물을 살핀다.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데다 시민들과 호흡하도록 설계한 기념조형물은 ‘도시 전체가 기념 공간’이라 불리는 베를린의 세련된 역사 기억 방식을 보여 준다. 동시에 공공장소에 세운 위인들의 동상이나 대형조형물을 비롯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은 채 세운 조형물로 역사를 기억하라고 강요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01-11 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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