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시인의 고백 “매일 다른 걸 쓰면 각기 다른 날이 된다”

아흔 시인의 고백 “매일 다른 걸 쓰면 각기 다른 날이 된다”

이슬기 기자
입력 2020-03-16 17:24
수정 2020-03-17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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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홀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

노년의 삶과 통찰 담은 에세이 14편 모아
탄식·우울 대신 한평생 끊임없는 창작열
美 계관시인 칭호·국가예술훈장 최고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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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든 다섯 무렵의 도널드 홀. 1803년에 지어진 그의 할아버지 집에서 고양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동아시아 제공
2013년 여든 다섯 무렵의 도널드 홀. 1803년에 지어진 그의 할아버지 집에서 고양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동아시아 제공
‘내가 서른이었을 때, 난 미래에 살았었다. 왜냐하면 현재가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쉰 살, 예순 살이었을 땐 사랑과 일로 충만한 날들이 해마다 되풀이되었다.’(208쪽)

미국 계관시인 도널드 홀(1928~2018)의 에세이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동아시아)이 출간됐다. 홀은 2006∼2007년 미 의회도서관이 임명하는 계관시인의 칭호를 얻었고, 2010년에는 미 정부가 자국 문화발전에 공헌한 예술가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국가예술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열두 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70년 이상 40권이 넘는 책을 출간했다.

책은 여든이 넘어서도 매일 글쓰기를 거르지 않았던 시인의 에세이 14편을 모았다. 아흔 살의 나이에 세상을 뜨기까지 시인은 인생에 대한 통찰을 멈추지 않았다. 가령 이런 식이다. ‘서른 살은 겁나는 나이였고 마흔 살이 되던 날은 술을 많이 마신 탓에 눈치채지도 못한 채 지나갔다. 50대가 최고였는데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60대가 되자 50대의 행복이 연장되기 시작했다.’(18쪽) 인생이 10년 단위로 흘러간다고 말한 시인은 60대 이후의 시간들에 대해서는 “마치 다른 우주로 여행을 온 것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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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이윽고 맞이한 노년의 삶에 대해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에게 늙음은 휠체어를 타고 미술관에 가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어머니 말씀처럼 같은 탐정 소설도 여러 번 읽을 수 있는 이점을 준다. 그러나 대체로 불편하고 쓸쓸한 것들과 함께한다는 사실도 불변하긴 마찬가지다. ‘내 난제는 죽음이 아니라 늙음이다. (중략) 어제는 안락의자에 앉은 채 잠이 들었다. 나는 앉아서 잠 드는 사람이 아니다. 매일매일 게으름이 나를 무기력하게 한다.’(198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죽기 전까지 삶은 이어진다는 명제에 누구보다 충실했다. 탄식하고 우울해하는 것보다는 창가에 앉아 새와 헛간과 꽃들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편이 더 나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게는 무기력함도 잊게 만드는 창작열이 있었다. 커피를 만들고 알약을 삼키는 일상은 똑같지만, 매일 다른 것을 읽고 쓰면 각기 다른 날이 된다고 그는 고백한다. ‘낮 시간은 글쓰기, 낮잠 자기, 공상하기, 편지를 구술하는 새 지나간다. 하루하루가 지루할 일은 없다. 왜냐하면 매일 다른 것들을 읽고 쓰니까. 그리고 글 쓰는 작업이 날 지탱해 주니까.’(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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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20-03-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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