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 선생은 5월 초하루를 왜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이라고 했을까

방정환 선생은 5월 초하루를 왜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이라고 했을까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22-04-29 16:04
수정 2022-04-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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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동화 ‘4월 그믐날 밤’ 눈길

“5월 초하루는 참말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이었습니다.”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소파 방정환 선생의 동화 ‘4월 그믐날 밤’이 그림책으로 출간됐다. 잡지 ‘어린이’에 1924년 5월호에 실린 ‘4월 그믐날 밤’은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축하하기 위해 온 세상이 환희에 찬 축제를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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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그믐날 밤 표지
4월 그믐날 밤 표지 길벗어린이 제공
동화 속에는 앉은뱅이꽃, 진달래꽃, 젓나무(전나무) 꽃, 복사나무, 개나리꽃, 할미꽃, 아가 꽃, 잔디 풀, 버들잎, 개구리, 참새, 제비, 종달새, 꾀꼬리, 나비, 벌레 등이 등장한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역할을 멋지게 해내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들의 모습은 각자의 개성을 가진 어린이와 닮았다.

이들이 기다리는 날은 5월 초하루, 바로 ‘어린이날’이다. 오늘날 어린이날은 5월 5일이지만 처음 제정될 때는 5월 1일이었다. 그러다 1928년부터 첫 번째 공휴일로 바꾸어 기념했고 해방 후부터는 5월 5일로 정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홀로 깨어 마당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던 ‘나’는 속살거리는 작은 소리를 따라 담 밑 풀밭으로 향한다. 인간인 ‘나’는 관찰자다. 그곳에서 ‘나’는 날이 밝으면 좋은 세상이 온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옷을 갈아입고 꿀떡과 이슬 술을 만드는 꽃들의 혼을 지켜본다. 한편 참새는 개구리가 끄는 인력거를 타고 꽃들을 찾아와 내일 음악회에서 독창을 맡은 꾀꼬리가 목 병이 났다고 전한다. 꽃들은 참새에게 좋은 꿀 한 그릇을 꾀꼬리에게 전해줄 것을 부탁하고 5월의 축제를 분주히 준비한다.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날을 ‘참말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이라고 표현한다. 제목인 ‘4월 그믐날 밤’은 환하게 밝아 올 어린이날 전야의 이야기인 셈이다. 왜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날을 두고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이라고 했을까.

장정희 방정환연구소장은 “어린이날이 처음 생길 무렵만 하더라도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대우는 참으로 열악했다”며 “어린들은 자식을 ‘애 녀석’, ‘애 놈’으로 부르며 천대하기 일쑤였고, 겨우 열몇 살 된 자녀를 일찍 시집, 장가보내려던 게 당시 사회의 일반적인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 인권을 본격적인 사회 운동으로 펼쳐 나간 최초의 역사적 사건이 바로 어린이날 운동”이라며 “어린이날은 어린이가 천덕꾸러기처럼 대우 받으며 불쌍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 대우와 사회적 지위를 찾은 날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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