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농민들 ‘부농의 꿈’ 한국 도움으로 이룬다

필리핀 농민들 ‘부농의 꿈’ 한국 도움으로 이룬다

입력 2015-08-20 16:20
수정 2015-08-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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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에코피스아시아, 란조네스, 망고스틴 등 생산성 높은 열대 과일로 작목전환해야

필리핀의 퀘존주는 수도권과 비콜지방을 연결하는 길쭉한 형태의 지역이다. 산지가 많은 곳으로, 농민들은 열대우림을 베어내고 태워 밭을 일구는 화전으로 코코넛을 재배한다.

특히 퀘존주내 제너럴나카시의 막시캅, 미나한 노르테, 마이강, 페사 바랑가이 등 4개 마을의 농민들은 화전에서 수확한 코코넛을 팔아 생계를 이어간다.

그러나 코코넛은 1개당 단돈 5페소(120원 정도)에 불과해 농민들은 늘 가난에 쪼들려왔다. 4개 마을의 1인 1달러 미만 가구 비율이 82%라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지난해부터 국내 환경단체인 에코피스아시아와 손잡고 이 열악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섰다. 오는 2017년까지 398만 달러(47억 722만 원)를 투입해 빈농 597가정을 부농으로 바꾸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운 것이다.

송민현 코이카 필리핀사무소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코코넛 단일 경작은 생물종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취약하고, 생산된 과실의 부가가치도 상대적으로 낮다”며 “개당 150페소(4천 원), 120페소(3천 원), 100페소(2천500원)에 팔리는 란조네스, 망고스틴, 람부탄 등 생산성이 높은 열대 과일을 재배해 판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소장은 “코이카는 농민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화전 농업으로 파괴된 자연생태계도 복원하는 혼농임업(삼림농업)을 4개 지역에 적용하기로 하고, 에코피스아시아에 ‘친환경적 작물 다양화 및 소득증대 사업’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12억 명의 인구가 혼농임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득도 올리고 환경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개 마을에서는 양묘장 관리위원회 조직·운영, 양묘장 조성 및 파종, 농장조성 및 학교·마을 숲 조성, 혼농임업 교육, 교육이수자에 환금성 작물 종자 공급 등의 활동이 전개될 예정이다.

특히 농민들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묘목을 공급하는 양묘장 조성과 운영은 혼농임업에서 핵심 사업이다. 이곳에서 키우는 묘목은 사업 목표달성을 위해 타깃 그룹에 최우선으로 공급하고, 나머지 묘목은 양묘장 운영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마을의 취약계층에게 우선 나눠준다.

또 남은 묘목은 판매해 공동체 공동기금으로 마련, 학교 시설 개보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기존사업지 미나한 노르테, 막시캅에는 이미 양묘장 2개소가 조성됐고, 신규사업지인 페사 바랑가이, 마이강에는 각 1개의 양묘장을 만들었다.

코이카는 20일(현지시간) 오후 페사와 마이강에서 송민현 소장, 김원호 에코피스아시아 이사장, 이미화 에코피스아시아 필리핀지부장, 제너널나카시) 시장, 농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묘장 준공식을 열었다.

김원호 이사장은 “혼농임업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대안 농법 중 하나로, 지역 주민들의 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화전농업을 방지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제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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