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하씨 1만 7000km 9개월 완주 계획…”인생 전환점 될 것”

최영하(29·서울 관악구 은천동)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는 인생의 전환점을 찾는다며 지난 5월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프랑스에서 머물던 중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을 유독 많이 만난 일을 계기로 자전거 수리에 대해 잘 아는 이에게서 기술 조언까지 얻게 되자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자전거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최씨는 “3년간 회사생활로 몸무게가 20kg가량 불었고 심신마저 약해졌다”며 “자전거 대륙 일주가 인생에 도전이고 몸과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신념이 생겼다”고 말했다.
루트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출발해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북부를 지나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유럽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잡았다.
이어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과 그리스, 터키, 조지아, 카자흐스탄, 몽골, 러시아를 지나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고 나면 배를 타고 귀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가 대략 계산한 거리는 1만 7000km 안팎이다. 하루 60∼70km씩 이동한다고 보고 기상 상황이 변수가 될 것까지 고려하면 완주까지 9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최씨는 예상했다.
지난 10일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직후 프랑스 전역에 폭우가 쏟아져 4∼5일가량을 남의 집 헛간에서 보낸 일이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처음에는 하루 100km 이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7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날씨와 장비 무게 때문에 하루 이동거리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전체 경비는 자전거와 장비 구입에 3천 유로가량을 지출한 것을 포함하면 우리 돈으로 최소 2000만원가량 들 것으로 추산했다.
숙박에 필요한 텐트, 간단한 조리기구 등 최소한 장비와 물품 무게만 수십 kg에 이른다.
숙박은 대부분 텐트를 이용한 캠프로 해결하고 텐트를 칠 여건이 못되거나 비가 내리면 민가를 찾아 헛간 등에 신세를 진다.
식사는 주로 빵, 통조림, 잼 등이다. 조리기구가 있기에 수프 등을 간단히 조리해서 먹기도 한다.
자전거에는 대한민국이 자신을 응원해주고 자신도 대한민국을 응원한다는 마음에서 직접 그린 태극기 그림이 붙어 있다.
최씨는 “아시아인이 무거운 장비와 태극기를 달고 여행하는 것을 처음 보는지, 지나가는 사람 모두가 응원해준다”며 “비가 내린 어느 날에는 어떤 노부부가 먼저 다가와 잘 곳과 함께 아침식사까지 내줬다”고 들려줬다.
일기예보를 고려해 현재 파리에 머무는 그는 수일 내 벨기에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하고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또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최씨는 “여행을 시작한 뒤 단 한 번도 힘들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나중에 무동력 세계 일주를 할 꿈을 갖고 있다”며 “이번 도전이 성공한다면 세상 어떤 일도 긍정적으로 보고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연료를 얻게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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