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정세균 대표가 공천 개혁 카드로 뽑아들었던 시민참여배심원제가 용두사미로 끝날 전망이다. 배심원제는 외부 전문가와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전문 패널과 후보자의 토론을 지켜본 뒤 투표로 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지역에 자기 세력이 없는 정치 신인에게 유리한 제도다. 당초 민주당은 전체의 30%에 이르는 전략공천 범위 내에서 이 제도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려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배심원제가 확정된 곳은 대전·광주시장 등 광역 2곳과 서울 은평구·강서구, 경기 오산시·화성시, 인천 남구·연수구, 광주 남구, 전남 무안·여수, 전북 임실, 충북 음성 등 기초 11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은평구처럼 국회의원이 2명 이상인 복합선거구와 광주에서는 배심원제와 당원 전수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키로 했다. 대전은 선병렬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해 김원웅 전 의원만 남게 돼 경선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 텃밭인 호남에 집중적으로 배심원제를 적용,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겠다던 지도부의 의지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빛을 잃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원 경선의 폐해와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배심원제가 기득권자들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있다.”면서 “지도부가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비주류 의원들은 “열심히 지역을 관리해온 후보를 배척하는 게 공천 개혁은 아니다.”고 맞선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려 추가로 배심원제를 택할 지역은 사실상 없다.”면서 “그나마 광주에서 흥행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신경전도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23일 밤에 만나 두 시간 반 동안이나 입씨름을 했다. 지도부는 정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지난해 재·보선에서 자신을 돕지 않은 지역 인사들을 배척할 것으로 보고 전략공천을 고려했고, 이에 정 의원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정 의원이 포용력을 발휘한다는 선에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선 후보까지 지낸 중진과 당 대표가 지역의원 공천 문제로 격돌하는 양상은 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정 의원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지만, 전주 덕진구 지역위원장은 계속 공석으로 남겨 놓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우선 정세균 대표가 공천 개혁 카드로 뽑아들었던 시민참여배심원제가 용두사미로 끝날 전망이다. 배심원제는 외부 전문가와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전문 패널과 후보자의 토론을 지켜본 뒤 투표로 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지역에 자기 세력이 없는 정치 신인에게 유리한 제도다. 당초 민주당은 전체의 30%에 이르는 전략공천 범위 내에서 이 제도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려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배심원제가 확정된 곳은 대전·광주시장 등 광역 2곳과 서울 은평구·강서구, 경기 오산시·화성시, 인천 남구·연수구, 광주 남구, 전남 무안·여수, 전북 임실, 충북 음성 등 기초 11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은평구처럼 국회의원이 2명 이상인 복합선거구와 광주에서는 배심원제와 당원 전수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키로 했다. 대전은 선병렬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해 김원웅 전 의원만 남게 돼 경선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 텃밭인 호남에 집중적으로 배심원제를 적용,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겠다던 지도부의 의지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빛을 잃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원 경선의 폐해와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배심원제가 기득권자들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있다.”면서 “지도부가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비주류 의원들은 “열심히 지역을 관리해온 후보를 배척하는 게 공천 개혁은 아니다.”고 맞선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려 추가로 배심원제를 택할 지역은 사실상 없다.”면서 “그나마 광주에서 흥행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신경전도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23일 밤에 만나 두 시간 반 동안이나 입씨름을 했다. 지도부는 정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지난해 재·보선에서 자신을 돕지 않은 지역 인사들을 배척할 것으로 보고 전략공천을 고려했고, 이에 정 의원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정 의원이 포용력을 발휘한다는 선에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선 후보까지 지낸 중진과 당 대표가 지역의원 공천 문제로 격돌하는 양상은 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정 의원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지만, 전주 덕진구 지역위원장은 계속 공석으로 남겨 놓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3-25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