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자진사퇴…뒤숭숭한 총리실

김태호 자진사퇴…뒤숭숭한 총리실

입력 2010-08-29 00:00
수정 2010-08-29 11: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40대 총리’로 주목받았던 김태호 후보자는 29일 총리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날 오전 10시께 굳은 표정으로 광화문 개인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1층 로비에 들어선 김 후보자는 품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지난 8일 파격적으로 총리직에 지명된 지 21일 만인 이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이상 누가 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후보직을 사퇴한다”는 내용이었다.

 김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한 면도 있지만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고 밝혔다.

 특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에 대한 번복과 사진 공개 등으로 여론이 ‘김태호 불가론’으로 기운 점을 감안한 듯 ‘잘못된 기억’을 반복해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진솔하게 말씀드리려 했던 것이 잘못된 기억으로,정말 잘못된 기억으로 말실수가 되고 또 더 큰 오해를 가져오게 된 것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차분히 사퇴 회견문을 읽어내려간 뒤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건물 밖에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랐다.

 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새 총리를 맞을 준비에 분주했던 총리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은 이날 오전 총리실 간부들과 티타임을 갖고 후임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쓸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실과 공보실을 비롯한 총리실 일부 직원도 휴일임에도 출근,사무실과 복도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등 뒤숭숭한 모습이었다.

 그동안 김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를 도왔던 실무진은 사퇴회견을 지켜보며 김 후보자가 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김 후보자의 최측근으로 지난 차관급 인사에서 전격 기용된 안상근 사무차장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안 사무차장은 김 후보자의 대학 1년 후배이자 오랜 정치적 동반자로 김 후보자의 도지사 시절 경남발전연구원장,정무부지사 등을 지냈다.그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아 청문회를 총괄 지휘해왔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