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총리 후보자의 긴박한 하루

김황식 총리 후보자의 긴박한 하루

입력 2010-09-16 00:00
수정 2010-09-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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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김황식 감사원장에게 16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박한 하루였다.

 그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총리 후보자 자격으로 모의청문회를 치렀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청문회를 마친 김 후보자는 곧바로 국회 예결위 결산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여의도를 찾았다.

 오전 10시50분께 그가 새 총리 후보로 내정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예결위 회의장에게 있던 그에게 여야 의원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내정 통보를 받았느냐”는 한나라당 유승민,민주당 정범구 의원의 계속되는 질문에도 그는 “정식 통보를 받은 바 없다”,“아직 못 받았다”고 답했지만 이 와중에서도 후보자 지명 소감문을 검토하는 장면이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12시10분께 예결위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는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직 통보를 못받았다”,“지금 말하기 적절치 않다”,“기다려달라”고 신중한 태도를 지켰다.

 김 후보자는 오후 3시30분께 승용차 편으로 삼청동 감사원 청사에 도착했다.

 청와대가 총리 후보자 내정을 발표하고 30분이 지난 뒤였다.

 승용차에서 내린 그를 60여명의 기자들이 에워쌌다.그를 영접하러 나온 임채민 총리실장 등 총리실 간부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보도진에게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총리에 지명돼 영광”이라고 말문을 연 뒤 “총리로 임명되면 대통령을 잘 보좌해 부강한 나라,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목소리는 차분했다.

 기자들과 2분간의 짧은 대면을 마친 그는 청사 2층 감사원장실로 올라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점심 때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내각을 잘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김 후보자의 62회 생일(음력 8월 9일)이기도 해 의미를 더했다.그가 감사원장에 임명됐던 2008년 9월 8일도 음력 8월 9일로 그의 회갑날이었다.

 감사원장 취임과 총리 후보자 내정 모두 자신의 생일에 이뤄진 것이다.

 이날 총리실과 감사원은 모두 분주하게 움직였다.

 총리실은 정운찬 전 총리의 사퇴와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30여일 계속된 ‘공백’이 더 이상 장기화되지 않게 됐다고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대법관과 감사원장을 거치며 검증된 인물이 국무총리가 된다면 국정을 원활히 이끌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한 고위 관계자는 “모처럼 호남 출신 총리가 오시는 만큼 소통과 지역 화합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며 “내각도 차질없이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감사원도 현직 수장이 총리로 영전한 만큼 “잘된 일”이라며 환영했다.

 감사원을 무난히 이끌어온 데다 천안함 사태 등 주요 현안이 발생했을 때마다 원칙과 소신을 갖고 감사권을 행사했던 점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그가 4년 임기의 절반을 남기고 자리를 옮기는 것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들렸다.한 간부는 “직원들과 호흡도 잘 맞았다.온화하고 포근하신 분이어서 한편으로는 아쉽다”고 말했다.

 총리실과 감사원은 이날부터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착수하느라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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