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지게 진 이재오 장관

연탄지게 진 이재오 장관

입력 2010-12-17 00:00
수정 2010-12-1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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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연탄배달 봉사… “기부문화 확산돼야”

“두장을 나를 때는 이렇게 밑을 받쳐야지. 그건 위아래가 거꾸로잖아. 초짜들을 데려오니까 연탄을 거꾸로 나르네.”

전국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꽁꽁 얼어붙은 16일 오후. 서울 상계4동 산동네에 이재오 특임장관의 ‘잔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장관이 특임장관실 직원 30여명과 함께 연탄 배달 봉사에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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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특임장관이 16일 서울 상계4동에서 지게를 지고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이재오 특임장관이 16일 서울 상계4동에서 지게를 지고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벌써 5년째 겨울마다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는 이 장관은 봉사 장소로 가기에 앞서 기자와 만나 “요새 연탄 때는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고 하지만, 실제로 연탄 때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정말 어려운 서민들”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때문에 기부 분위기가 가라앉은 데 대해서는 “벼룩의 간을 내먹지,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게 남 도와줄 돈 빼먹는 것”이라면서 “오늘 행사를 통해 기부문화에 좀 더 고무적인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사회복지법인 연탄은행과 함께한 행사에 앞서 마이크를 잡고 “연탄 배달 봉사는 생각보다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고, 이런 이들과 더불어 웃으며 같이 사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면서 “도와주기만 하는 것보다 연탄과 동시에 ‘내년에는 내가 여기서 탈피해야지’ 하는 희망도 안겨 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릴레이로 연탄을 나르던 이 장관은 높은 곳에서는 지게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게를 지는 모양새도 제법 능숙했다.

설탕을 탄 녹차를 직접 주전자에 끓여 특임장관실 직원들을 맞이한 주민 김순달(79)씨는 “고맙고,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 장관이 오늘 봉사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정치를 이끌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10-12-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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