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이시하라 도쿄도지사와 만남 불발
일본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에 대한 망언으로 유명한 극우파 도쿄도지사로부터 만남을 거부당해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시 제공
8일 일본 요코하마시 가와이정수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박 시장은 요코하마시에서 가장 오래된 정수장으로 알려진 가와이정수장을 비롯해 요코하마시의 방재시설과 신재생에너지 시설 발전 현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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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일본으로 취임 후 첫 해외출장을 떠난 박 시장과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와의 만남이 불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정을 조율해 만나려고 했지만 이시하라 도지사 측에서 박 시장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혀왔다.”면서 “그렇다면 우리도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그동안 “한·일 병합은 한국인이 원한 것”, “독도에 특공대를 보내 탈환해야 한다.” 등 우리나라에 대해 다양한 망언을 일삼아 왔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직후에는 “이번 쓰나미는 천벌”이라고 말해 전국민적 분노를 불렀다가 문제가 커지자 사죄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요코하마의 츠루미강 다목적 유수지에서 일본의 수해대책을 살피며 서울에 접목할 방안을 고민했다.
국토교통성은 요코하마의 방재조정지 4300개 중 절반을 민간에서 만들어 평소에는 테니스장 등으로 사용하다 폭우 때는 빗물을 가둬두는 용도로 활용하고, 시민도 자체 시설을 만들거나 비가 올 때는 목욕물을 흘려보내지 않는 등 생활 속 방재를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작은 노력이 합해지면 큰 총량이 된다. 이게 일본이 강조하는 ‘개선(改善)’이란 것이다.”면서 “건축 때마다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조정지를 만들게 조례를 만든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비행기 일반석을 타고 3성급 호텔에 묵는 등 이전 시장들과 전혀 다른 소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때문에 항공사 측이 시장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비즈니스급인 2층석으로 좌석을 바꿨으나 서울시 측이 거절해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 시장은 “예전엔 책 하나 끼고 가방 메고 혼자서도 잘 다녔는데 지금은 식구도 많고 마음대로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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