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지지자 입장서 판단”… 文 지원은 ‘노코멘트’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사퇴하고 잠행한 지 닷새 만인 28일 낮 캠프 본부장·실장 등과 1시간 30분간 점심식사를 한 뒤 다시 지방으로 내려갔다. 그는 이날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원이나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딜레마에 빠져있는 듯하다. 문 후보도 지지율 반전을 위한 계기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安캠프 현수막 철거
28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있는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에서 안 후보의 대형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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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지난 23일 사퇴 선언 이후 이날까지 문재인 후보와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선거캠프 해단식 참석이나 팀장급 이상 제주도 워크숍 개최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고, 캠프도 들르지 않았다.
이날 오찬으로 고위간부 해단식을 대신할 수 있어 29, 30일 중으로 예상된 캠프 해단식은 안 전 후보 참석 없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오찬 참석자는 박선숙·김성식·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 유민영·정연순 대변인 등 10여명이다. 안 전 후보는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로부터 캠프 정리 상황과 캠프인사들이 처한 상황, 그리고 이들의 거취 등에 대해 주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그가 한 발언은 유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 이외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지난 23일 사퇴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 달라.”고 밝혔지만 이날도 문 후보 지원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것이다.
그를 지지했던 다수의 부동층도 그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라 박근혜 새누리당·문 민주당 후보의 팽팽한 지지율 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안 전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든지 문 후보를 도울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오찬 참석 한 인사는 오찬 분위기를 토대로 “조만간 선거지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문 후보 지원방식에 대해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느슨한 방식이 거론된다. 트위터 등을 통한 메시지 응원도 가능하다. 유세현장에서 문 후보의 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할 수도 있지만 민주당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새 정치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문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지지율 정체위기에 처하면 안 전 후보가 극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선거캠프는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건물 외벽에 붙어있던 안 전 후보의 대형 현수막 사진이 이날 철거됐다. 기자실도 이날부로 폐쇄됐다. 캠프인사들은 개별적인 민주당 합류를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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