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안정국’ 행보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내란 음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의 각 세우기에 돌입했다. 사태를 바라보는 양당의 고민에서는 강온 차가 났다.

민주당은 30일 진보당과의 선 긋기를 위해 전남에서 국가정보원 개혁 결의대회를 가졌다. 진보당도 참여하는 시국회의 주최 촛불집회가 이날 부산에서 열렸지만 불참했다. 그러면서도 진보 진영의 균열에 따른 장외투쟁 동력 약화를 우려했다. 중요한 고비에 내란 음모 수사가 진행돼 국정원 개혁 요구 여론의 약화를 우려하는 기류다.

민주당은 31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국민보고대회’ 때 종북 논란에 휩싸인 진보당과 선을 긋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부심했다. 우선은 모든 정당 연설을 없애고, 내란 음모 사건 관련 홍보물을 들지 않도록 주최 측에 요청하면서도 부작용을 우려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과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자는 기본 입장 속에 이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강원 홍천 대명리조트에서 이틀째 진행된 연찬회에서 “정치권이 수사에 섣불리 개입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말만 들어도 끔찍하고 경악스러운 사건이 터졌다”고 강조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발언 내용만으로는 과연 이런 말을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한 것인지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진태 의원은 “국정원의 대공수사 기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정원을 편든다는 모습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며 국정원과 거리를 뒀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사태와 별도로 국정원 개혁안은 9월 내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홍천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