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만의 만남인데 아직 희망을 갖고 기다려봐야죠”

“63년만의 만남인데 아직 희망을 갖고 기다려봐야죠”

입력 2013-09-21 00:00
수정 2013-09-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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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한다고만 했지 완전히 무효된 것은 아니잖아요. 아직 희망을 갖고 기다려보겠습니다.”

김순임(74·광주 서구 내방동) 할머니는 21일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연기 발표를 전해듣고는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김 할머니는 25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북한에 있는 오빠 김권수(81) 씨를 만날 예정이었다.

오빠 김씨가 북측에서 추석 이산가족 상봉대상자로 선정돼 남측 가족들과 63년 만에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빠와의 감격스런 상봉을 기대한 김 할머니는 “남편이 방송을 보고 이산가족 상봉이 연기된 사실을 알려줬다”며 “명절이 끝나고 모레쯤 상봉 행사 안내장이 온다기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무효가 아니라 연기라는 설명을 전해 듣고 다소 안도한 김 할머니는 “이번 명절에는 오빠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지냈다”며 “오빠를 만나기까지 63년을 기다렸는데 더 기다리는 게 무슨 대수냐”고 심정을 털어놨다.

김 할머니는 “자식들도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상봉 준비를 해줬고, 주변에서 돈까지 걷어서 오빠에게 전해달라고 했다”며 “이 소식을 들으면 자식들이 더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의 오빠 김권수 씨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로 취업을 위해 떠났다가 전쟁통에 휩쓸려 북으로 홀로 가게 됐다. 어머니는 화병에 시달리다가 오래전 세상을 떠났고 남한에는 김 할머니를 포함해 3남매가 생존해있다.

이번 상봉에는 김 할머니와 남편 이계만(76) 씨, 남동생 내외, 조카 등 5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이번에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남측 상봉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이산가족이 없었지만, 북측 상봉 대상자들의 가족 자격으로 광주에서 2가족, 전남 담양에서 1가족이 선정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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