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과 진영 ‘10년 인연’ 흔들리나

朴대통령과 진영 ‘10년 인연’ 흔들리나

입력 2013-09-27 00:00
수정 2013-09-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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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비서실장’…친박→탈박→복박 거쳐

박근혜 대통령과 지난 10년 가까이 정치적 보조를 같이해온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박근혜 내각’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조각하며 발탁한 몇 안 되는 현역의원 출신 장관인데다,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늘 꼽혔던 인물이어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기초연금 논란을 의식한듯 진 장관은 사임 이유를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라고 돌렸지만 이런저런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게 사실이다.

박 대통령과 진 장관의 인연은 1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기간 진 장관은 ‘친박→탈박→복박’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박 대통령과 가까운듯, 또 먼듯한 미묘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우선 진 장관은 박 대통령의 ‘원조 비서실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3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역풍을 맞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명운이 당시 박근혜 신임 대표에게 맡겨졌을 때 판사 출신의 초선의원이던 그는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다.

박 대통령의 당시 17대 총선 준비를 지근에서 보좌하면서 진 장관은 무거운 입과 꼼꼼한 일처리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캠프가 꾸려졌을 때 진 장관은 ‘현역 의원의 캠프 참여는 안 된다’는 소신에 따라 캠프를 ‘출입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경선에서 패배하자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은 이런 진 장관의 독자행보에 ‘무늬만 친박’이라고 비판했고, 결국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진 장관은 2010년 ‘탈박(脫朴)’을 선언하게 된다.

진 장관은 박 대통령이 온몸으로 막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도 친박계와는 달리 찬성했고,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국회의원 재선거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쯤 되면 박 대통령과 진 장관의 관계가 소원해졌을 법도 했지만, 박 대통령은 오히려 진 장관의 신념을 신뢰했다고 한다. 정치적 고비 때마다 따로 진 장관에게 조언을 청했다고 정치권에서는 회자되고 있다.

이런 전폭적 신뢰는 박 대통령이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의 실질적 책임자인 부위원장에 진 장관을 임명하면서 확인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박 대통령은 초대 내각에 진 장관을 복지부 장관에 앉혔다.

그러나 지난 추석 연휴 중 일부 언론을 통해 진 장관의 사의설이 보도되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진 장관이 해외출장 중 기자들에게 자신의 장관직 수행에 대해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토로하자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균열’이 생긴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도 처음에 진 장관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애를 먹었고 일부는 불쾌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기까지 했다.

진 장관이 27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하자 새누리당 내 일부 친박 인사들은 “기초연금을 문제를 사과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방패막이가 되지는 못할망정 물러나는게 말이 되느냐”며 노골적으로 힐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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