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현지시찰 때마다 ‘본보기’ 내세우는 이유는?

北 김정은, 현지시찰 때마다 ‘본보기’ 내세우는 이유는?

입력 2014-06-15 00:00
수정 2014-06-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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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마다 모범단위 성과 부각, 주민 상대 일반화 독려”

“훌륭해, 이곳은 본보기 단위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군부대와 공장, 농장 등을 시찰할 때마다 이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일부러 모범 군부대나 중요 생산현장만을 골라서 시찰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최근 북한 매체의 김 제1위원장 현지시찰 보도에서 ‘본보기’란 표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 제1위원장이 동해 전방 섬 초소 여도방어대를 시찰했다며 그가 부대의 환경과 후방사업 실태에 매우 만족해 “이곳 부대는 당의 군사정책이 가장 정확히 집행되고 있는 본보기 단위, 전군이 따라 배워야 할 전형단위”라고 치하했다고 전했다.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김 제1위원장은 “전군의 지휘관들이 이 부대 지휘관들을 본받아야 한다”며 여도방어대장과 부대 정치위원에게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하자고 제안하고 정치위원은 그 자리에서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한 계급 특진시켰다.

중앙통신은 지난 10일에도 김 제1위원장이 평양시 사동구역 장천채소전문농장을 둘러보고 만족을 표시하며 “이 농장을 온실 남새(채소) 생산의 전형 단위로, 온 나라의 본보기 농장으로 꾸리자는 것이 당중앙의 결심”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달 중순 평안남도 북창군의 한 공군부대를 시찰, 해당 부대를 항공군의 본보기가 되게 하라고 지시했으며 잇따라 ‘1월18일기계종합공장’을 찾아 “우리나라 기계공장을 대표하는 본보기공장”으로 현대화하라고 강조했다.

또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 말에는 군 후방총국 산하의 룡문술공장을 찾아 이 공장을 “우리나라 식료공장의 본보기, 표준으로 만들라”고 지시하고 공장 현대화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주기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본보기 사랑’에 발맞춰 북한 당국도 분야마다 본보기를 정해주고 모범 단위의 경험과 성과를 일반화하도록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1월8일수산사업소(올해 4월 30일 조업)를 수산업 부문의 본보기로,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지난달 2일 준공)를 야영소의 본보기로, 창단 역사가 2년인 모란봉악단을 문화예술 부문의 본보기로 적극 내세우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시대에도 “본보기 단위를 창조하고 그 경험을 일반화하는 것은 노동당의 일관된 투쟁방식”이라고 선전했다.

한 대북소식통은 이 같은 북한의 ‘본보기 창조’ 방식에 대해 “제한된 자원을 모든 생산현장에 골고루 배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특정 기관에 당국 차원의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전시성 행정”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본보기 만들기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주민생활 향상과 경제 성과를 하루빨리 달성해 체제를 안정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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