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산·朴 호남…고향표심 챙기며 서로 ‘견제구’박주선 “文, 대선 평가에 불복” 직격탄
문재인 후보(왼쪽)와 박지원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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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당권 레이스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한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는 2일 각자 텃밭인 부산과 광주를 찾아 고향 표심 챙기기에 집중했다.
영·호남으로 행선지가 엇갈렸음에도 두 후보는 서로를 의식하며 원거리 신경전을 이어갔고, 여기에 유력 후보에 대한 군소 후보들의 ‘저격’까지 이어지는 등 경쟁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전날 광주에서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한 문 후보는 이날 당 대표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하고 부산시당 단배식에 참석했다.
특히 부산 사상을 지역구로 둔 문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며 ‘지역구 포기’ 논란이 벌어진 만큼, 이번 방문에는 부산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가 깔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당 지지도가 올라가면 다른 좋은 분이 사상에서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며 “대표가 되면 이른 시일 내에 좋은 분에게 (사상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경선 구도에 대해 “권리당원, 대의원 중심의 경선이어서 저에게 불리한 점 있지만, 변화에 대한 갈망이 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박 후보와의 경쟁 구도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오후에는 천안으로 이동해 충남 표심 잡기에도 힘썼다.
반면 박 후보는 사흘째 호남 일정을 잡으며 온전히 ‘텃밭’에 집중했다.
앞서 이틀에 걸쳐 전북과 광주 일정을 차례로 소화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5·18 민주화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시당 하례식에 함께했다.
더욱이 전날 문 후보가 “광주·전남이 새정치연합의 종갓집이고, 제가 집안의 될성부른 자식”이라고 말한 것을 의식, 박 후보는 ‘호남의 맹주’로서의 모습을 확실히 각인시키고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오후 자신의 지역구인 목포로 이동해 목포상공회의소 신년하례식에 참석했다.
그는 “더 큰 발전을 위해 강한 야당, 통합대표 박지원이 필요하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지역구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 외에 다른 후보들도 이날은 모두 광주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박주선 후보와 이인영 후보는 5·18 민주화묘지를 참배한 후 광주시당 하례식에 참석했고, 조경태 후보는 윤장현 광주시장과 면담한 후 전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이처럼 후보들이 광주로 몰려드는 데에는 호남이 야당의 ‘심장부’로 상징적 의미를 갖는데다, 실제로 권리당원의 수도 가장 많아 효율적인 득표 활동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박주선 후보는 이날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를 향해 “당 대표 후보에 출마하는 것은 대선 평가에 불복하는 일”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 후보는 문 후보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며 “2013년 당 대선평가위원회는 대선에 패배한 세력은 임기 후 당권에 다시 도전하는 과욕을 자제하라고 제안했다”며 “문 후보가 이를 읽어봤다면 전대에 출마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책임윤리가 실종된 무모한 과욕의 정치로는 필패의 정당만 반복할 뿐”이라며 “대선 패배에 어떻게 책임을 지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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