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이정현, TK의 김부겸…상대당 강력한 태클이 변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영호남 지역정치의 ‘아성’에 도전하는 여야 중진 의원들의 도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총선의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적진 한가운데에서 기적적으로 살아온 의원은 더욱 거세진 안팎의 도전에 직면하게 됐고, 고지를 눈앞에 두고 고배를 들었던 의원은 와신상담의 각오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김부겸 “누가 와도 해볼 만” =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은 2012년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수도권 3선 의원(경기 군포)이라는 기득권을 버리고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던진 이후 내년 총선이 벌써 3번째 도전이다.
첫번째 도전인 19대 총선과 두번째인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서 모두 득표율 40%를 넘기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최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출마 선언으로 큰 고비에 직면했다.
거꾸로 김 전 의원이 대구에서 여권의 대권주자인 김 전 지사를 꺾을 경우 단숨에 야권의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원측은 일단 “누가 와도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지만 고등학교와 대학교, 운동권까지 선배인 김 전 지사의 출마에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전 의원은 최근 지역 내 경로잔치와 노인대학 특강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등 주민밀착형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6·25 참전 유공자회, 월남 참전 유공자회, 상이군경회 등 각종 보훈단체도 방문하는 등 보수성향 표심 관리까지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누가 되든 내가 관심을 둘 부분이 아니다”라며 “대구시민에게 지역주의를 넘어보자는 절박함을 호소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머슴 정치로 승부” =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보수 여당의 전남 입성이라는 역사를 쓴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곡성)은 지금도 선거운동 때처럼 ‘지역밀착형 머슴의 정치’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재보선의 설욕을 위해 야권이 강력한 ‘저격수’를 내려보낼 공산이 큰 데다 총선은 재보선보다 여야 구도가 한층 뚜렷해질 수 있기 때문에 표심의 향배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에서다.
이 의원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떤 경쟁자가 나올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주민을 상대로 한 ‘진심 정치’를 펼쳐나갈 뿐 정치공학적 공세나 상대 후보를 겨냥한 맞춤형 정치는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의원은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과 다름없이 수시로 혼자 자전거를 타고 주민들과 만나는 한편 주말에는 지역 내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하며 민원을 청취한다.
최근에는 매주 토요일 ‘광장토크’라는 이름의 정기 주민간담회도 개최, 일주일간의 의정 활동을 보고하고 지역의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이 의원은 이렇게 모은 현장 민원을 토대로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을 위한 순천대 의대 유치 등 각종 매머드급 지역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 차원의 지원도 활발하다. 이 의원은 최근 구성된 19대 국회 마지막 예결위에 또 한번 이름을 올리며 당선 이래 2년 연속 ‘예산 폭탄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경태, 부산서 4선 도전…징계건 ‘변수’ =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은 부산에서 문재인 대표를 제외하면 유일한 야당 의원으로, 사하을에서만 3선째 당선될 정도로 지역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부산의 ‘터줏대감’ 격인 새누리당은 안준태 전 당협위원장이 지난해 8월 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후 10개월째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다. 새누리당이 최근 이 지역의 당협위원장 선출 절차에 들어갔다.
오히려 변수는 당내에 있다는 관측이 있다. 조 의원은 최근 동료 의원에 대한 막말로 분열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심판원에 징계요청건이 올라 있다.
게다가 당 혁신위원회는 막말과 분열을 해당행위로 규정, 막말로 징계를 받을 경우 공천 배제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징계 결과에 따라 내년 출마가 큰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조 의원은 당내 주류인 친노 세력과도 끊임없이 반목하고 있어 내년 총선까지 추가로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예상하기 힘든 형편이다.
조 의원측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등으로 어려운 민생을 챙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고, 징계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나 상식선에서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잘 풀리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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