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중국서 돌아온후 전북 순창 칩거…전주 출마설’천-정’ 연대론·탈당설…10월 재보선 분수령될듯
4·29 재보선 패배 후 중국으로 떠났던 정동영 전 의원이 최근 귀국, 고향인 전북 순창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5일 알려졌다.공교롭게도 야권의 신당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천정배 의원이 광주·전남에, 정 전 의원이 전북에 각각 진지를 구축한 모양새가 됐다.
이처럼 두 거물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호남을 남북에서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총선 ‘천-정 연대’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흘러나온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일부 호남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설이 사그라들지 않는 등 원심력이 강해지고 있어, 10월 재보선이 야권 정계개편의 분수령이 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동영, 고향 전북으로…千과 연대론 ‘고개’ = 지난달 중순 중국에서 귀국한 정 전 의원은 현재 순창에 있는 지인의 씨감자농장에 머물면서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은 ‘국민모임’과 사실상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치권에서는 그가 내년 총선에서 전주 덕진을 비롯한 전북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전북행도 총선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런 행보는 천 의원의 독자세력화 움직임과 절묘하게 시기가 겹쳤다.
일각에서는 신당 창당 과정이나, 내년 총선에서 두 사람이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두 사람은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에서 정풍운동을 주장하며 개혁을 주도하기도 했고, 새정치연합의 ‘친노 지도부’와 대립하다 결별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천 의원 측에서 ‘전국 정당화’를 내세운 만큼, 정 전 의원이 전북이 아닌 수도권에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천 의원은 “정 전 의원의 귀국 소식을 듣고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은 극도로 신중한 모습이다.
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 전 의원과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만, 지금은 이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인물과 비전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과 가까운 인사는 “정 전 의원의 총선 출마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 (천 의원과 연대론 등은) 너무 이른 얘기”라면서도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흔들리는 새정연…10월 재보선 분수령 = 이처럼 ‘신당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새정치연합내에서도 일부 인사들의 탈당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근 비노(비노무현)그룹 의원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 1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도 신당론에 대한 얘기가 진지하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비노계 중진인 박주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당의 혁신이 최우선”이라면서도 “제대로 혁신되지 못하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일부 세력이 이탈할 경우 천 의원 등 외부 세력과 결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새누리당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세력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야당 비노 세력과 여당 비박 세력이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시나리오’도 일부서 흘러나온다.
천 의원도 최근 “온건한 진보 노선이 적절하다. 개혁 의지만 확고하다면 보수세력과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해 ‘중도개혁 신당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10월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재보선 결과가 야당내 정계개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당 추진 세력이 호남 재보선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 창당 논의는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정치연합 혁신위는 최근 내놓은 쇄신안에서 재보선의 원인을 자당이 제공한 지역에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발표, 이 방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호남지역 재보선은 ‘무주공산’이 될 수 있다.
천 의원과 가까운 염동연 전 의원은 통화에서 “천 의원과 함께하며 재보선에 도전하겠다며 연락이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