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마다 朴대통령이 찾은 김무성…정치입지 넓히나

위기마다 朴대통령이 찾은 김무성…정치입지 넓히나

입력 2015-07-16 11:44
수정 2015-07-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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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파문’ 이후 석달만 靑회동…결정적 순간 ‘해결사’與내홍 수습 주도 평가 속 ‘수직적 당청관계’ 지적은 딜레마朴대통령, 與 지도부 회동후 김무성과 별도 독대 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10년간 가까웠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곤 했지만 결정적 고비 때마다 만났다. 16일 청와대 회동도 그렇다.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논란으로 당청은 물론 당내 계파간 충돌이라는 후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금 여권 전체는 수습이 절실한 시점이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가뭄 피해가 가뜩이나 사그라지는 ‘경제 엔진’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다음 달 집권 반환점을 도는 박 대통령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대표는 이날 청와대에서 신임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회동한 뒤 이들을 물리고 독대했다.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이 당청 관계 회복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그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인물로 김 대표에 대한 신뢰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승민 사퇴’ 국면에서 “대통령을 이길 수는 없다”며 박 대통령의 편을 들었던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유 전 원내대표를 만나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노..”라고 탄식 섞인 말을 뱉으며 안타까워했지만, 2002년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의 동지였던 그의 손을 결국 놓았다.

그 이후 당청 관계는 급속도로 회복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와 가까운 현기환 전 의원이 54일의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공백을 깨고 임명됐고, 14일 인사차 국회를 방문한 현 수석과 20분 면담 만에 이날 청와대 회동도 전격 결정되는 등 언제 갈등이 있었느냐는 듯 ‘일사천리’다.

당청 회동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통과와 서비스산업발전법, 관광진흥법 등 국회에 장기간 계류 중인 법안 처리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광복 70주년을 맞아 정치·경제인 사면, 내년 4월 총선까지 정치 현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만나는 그림 자체가 당청 관계 복원을 상징하며, 회동 목적의 ‘9할’은 달성됐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국정을 함께 잘 이끌자는 신호로서 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면서 “한 자리에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국정 복원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마지막 독대는 꼭 석달 전인 4월16일이었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전 김 대표와 긴급 회동을 통해 ‘성완종 파문’으로 어수선한 국내 상황의 수습을 당부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당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기 위한 일부 의원들의 의원총회 소집 요구를 거부하며 진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만 받고 왔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측의 ‘신(新) 밀월 관계’는 양날의 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내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김 대표에게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지만, 당 안팎에는 일방적 당청 관계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아 어디에 균형추를 두느냐는 풀어야 할 과제다.

한편,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정치적으로 결정적 고비 때마다 가까워지다 멀어지기를 거듭했다.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으로 당이 몰락 위기에 처해 천막 당사에서 염창동 당사로 옮겨 갔던 2005년 박 대통령은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김 대표를 사무총장에 앉혔다.

김 대표는 이후 2007년 대선 경선 캠프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친박 좌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세종시 건설 수정 계획을 찬성하면서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틀어졌다.

김 대표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낙천 대열에 오르는 아픔도 겪었지만 탈당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지 않고 백의종군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다시 2012년 대선에서 과거사 문제로 지지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결정적 순간에 대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은 총괄본부장으로 도움을 청했다.

’유승민 사퇴 파동’이 해결된 후 이뤄진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이날 독대 장면은 ‘10년전 한솥밥 동지’였던 ‘박근혜-김무성-유승민’ 세 사람 관계의 극적인 변화를 상징한다.

김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건져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2005년 당시 당 대표이던 박 대통령을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으로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한 몸’으로 당을 살렸다.

그러나 지금은 완연히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번 파동을 거치며 정치노선이 친박(친박근혜)에서 탈박(탈박근혜), 비박(비박근혜)을 거쳐 반박(반박근혜) 대열로 넘어갔다는 평가이다.

반면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부침을 거듭했지만 이번 파동에서 박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유 전 원내대표와는 달리 박 대통령 곁으로 다시 성큼 다가서는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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