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 출범부터 진통…친박 ‘정진석 흔들기’ 이어질까

與 비대위 출범부터 진통…친박 ‘정진석 흔들기’ 이어질까

입력 2016-05-17 11:45
수정 2016-05-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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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조직적 반발 움직임…“鄭, 리더십에 큰 상처 입어”당 조직 정비, 탈당자 복귀, 혁신안 관철 등 난제도 쌓여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당 수습을 위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가 17일 출범부터 진통을 겪으면서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지난 11일 중진 의원들의 추대로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게 될 때만 해도 ‘관리형 비대위’와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운영’에 대한 비판이 비등했지만, 이제는 비대위·혁신위의 인선 문제가 초점으로 부각된 것이다.

당장 김무성 전 대표 등 옛 지도부의 측근을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가 다수를 차지한 비대위의 구성, 김용태 혁신위원장 선임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 초·재선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파열음이 불거졌다.

이날 열릴 예정인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비대위가 출범하지만, 비대위·혁신위 인선에 불만을 품은 친박계 일각에선 전국위 의결정족수(재적위원 과반 출석) 미달로 회의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다고 별렀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 측은 의결정족수를 맞추느라 전날부터 부산히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현재로선 전국위 회의가 무산되거나 비대위 구성이 부결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도 친박계가 비대위 구성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 한바탕 논란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비대위가 출범해도 “정 원내대표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 친박계 재선 당선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주장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비대위를 띄우려는 정 원내대표가 지난 3일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친박계의 강한 반대에 직면했다는 점에서다.

오는 8월 말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약 3개월에 걸친 비대위의 항로 고비마다 친박계가 정진석 비대위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난기류’가 예보된 셈이다.

비대위는 총선 참패로 와해한 당 지도부를 대신해 조직을 재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잇따른 탈당과 고소·고발로 흐트러진 당협위원회를 정비하는 게 급선무인데, 공석이 된 당협위원장 선출부터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우려가 있다. 당협위원장 선출은 전대를 구성하기 때문에 차기 당권의 향배로 연결되는 사안이다.

김용태 혁신위원장과의 관계 설정도 잠재된 불씨일 수 있다. 일상적인 당무(黨務)는 비대위가, 총선 패배 평가와 혁신안 마련은 혁신위가 맡는 ‘업무분장’을 했지만, 당 대표 격인 정 원내대표도 비대위원장으로서 일정부분 혁신 업무에 관여하고 책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성 비박계로 불리는 김 위원장은 강도 높은 혁신 드라이브를 예고한 상태다. 여기서 만들어진 혁신안에 친박계가 반발할 경우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 체제로 불똥이 튀기 마련이다.

특히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파 무소속 의원의 복당 여부는 피해갈 수 없는 난제로 꼽힌다. 예컨대 유 의원의 복당 허용으로 혁신위가 의견을 모으고, 친박계가 이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면, 정 원내대표도 어느 쪽이든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정 원내대표는 새 지도부가 혁신안을 무조건 수용하도록 혁신위에 전권을 쥐어줬지만, 과격한 혁신안이 나올 경우 “치우침 없는 중립”을 강조한 정 원내대표로선 청와대나 친박계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 비박계, 청와대 등이 얽힌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조정하는 능력과 자신의 공언대로 ‘재창당 수준의’ 혁신안을 관철하기 위한 의지가 비대위 활동 기간 내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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