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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하는 반기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 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엔 NGO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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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무소속 이해찬 의원의 ‘뉴욕회동’이 8일 불발로 그치면서 반 총장과 친노(親盧·친노무현계) 진영의 관계가 또 한번 어긋났다. 이번 회동을 놓고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반 총장이 친노 진영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양측이 감정만 상한 채로 물건너갔다.
반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으로 유엔 사무총장 자리까지 올랐지만, 이제는 여권 친박(친박근혜)계가 지원하는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면서 야권 내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잠재적 라이벌’ 사이가 됐다. 친노 진영으로서는 ‘반기문 대망론’을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초 이날 만날 것으로 보였던 양측은 회동의 언론 공개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전격적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 의원과의 면담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반 총장 쪽에서) 알려와 당초 비공개로 차 한 잔 하기로 한 만남의 성격이 변화돼 최종적으로 면담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측 관계자도 “면담은 취소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번 면담을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를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다.
애초 이번 회동은 반 총장 쪽에서 뉴욕을 방문하는 이 의원에게 차를 한 잔 하자는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 7일 일부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유엔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은 “만남은 한국 측(이 의원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의원 측은 회동 취소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린 문자메시지에서 “사실과 다르게 만남 제안을 (이 의원이)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 대목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의원은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외교관은 국내정치와 캐릭터(성격)상 안 맞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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