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 안되면 직권 지정할 수 있어…악역 피하고 싶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8일 “예산 부수법안을 의장이 지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상임위에서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정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기획재정위·외교통일위·안전행정위·국토교통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 등 5개 상임위원장 및 여야 간사단과 함께 한 오찬 간담회에서 “악역을 피하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만약 이게 안 되면 헌법과 국회법, 관행, 양심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그게 저로서는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예산 부수법안으로 요청한 게 69건인데, 이것을 의장이 자기 입맛대로 지정하면 되겠나”라며 “저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또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를 해야 제대로 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의장이 전체를 다 지정할 수도 있고 하나 또는 수개를 지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과정에서 협의는 하겠지만 결국 의장이 전횡을 할 수 있다”며 “여러분의 역할을 뺏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과거와 국회 구성이 달라져서 정부도 자기 주장을 계속할 수 없고 여당도 자기네 뜻대로만 할 수 없고 야당도 마찬가지”라며 “여야와 정부 3자가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노력을 꼭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국가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국회는 그래도 중심을 잡고 일을 제대로 잘 해야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국회는 제대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국민에게 주자”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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