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미사일 개발 ‘속도전’…“연말까지 ICBM 개발 목표”

北 핵·미사일 개발 ‘속도전’…“연말까지 ICBM 개발 목표”

입력 2017-01-08 10:14
수정 2017-01-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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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김정은 ICBM 시험발사 언급에 “韓美에 숙제 던진 것”

지난해 무수단 시험발사도 6번 실패…ICBM 기술 확보에 의문도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핵무기 소형화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힘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언제까지 ICBM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냐’는 질문에는 “북한 내부적으로 2017년 말, 2018년 초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전환기를 이용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공격능력과 핵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 소형화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지난 1일 2017년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며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과시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이에 대해 “이제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무수단)은 끝났고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남아 있으니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숙제를 안겨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2011년 말 출범한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 개발과 북핵 협상 사이에서 줄타기한 김정일과 달리 집권 5년 동안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올인했다.

김정은 시대 5년 동안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로켓) 시험발사를 3차례씩 단행했다.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김정일 집권 18년 동안은 16차례였지만, 김정은 집권 5년 동안은 36차례에 달했다.

북한은 지난해 핵실험을 두 차례 실시하고 탄도미사일을 22차례 시험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더욱 속도를 냈다.

특히, 북한이 작년 9월 9일 5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핵탄두 폭발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를 언급한 것이다.

북한은 작년 4월 ‘새형(신형) 대륙간탄도로케트 대출력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7차례의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한 차례만 성공했다는 점에서 실제 ICBM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수단은 사거리 3천㎞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잇따른 시험발사 실패로 성능을 의심받고 있다.

사거리 1만㎞ 이상의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미사일 탄두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기술과 탄두가 지상표적을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제어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런 기술을 확보하려면 2~3년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지난 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올해 위성발사 로켓에 비견될 만한 대형 군사용 로켓을 실험할 가능성도 있지만, 첫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2~3년 뒤면 ICBM을 보유할 수 있지만, 시험발사용이 아닌 무기화하는 데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북한 김정은의 ICBM 시험발사 언급은 대미 협상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태 전 공사도 “(김정은은)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대북제재를 풀고 한미 군사훈련을 멈추면 우리도 멈출 수 있다’면서 핵, 미사일 문제는 협상하자”라는 것 해석했다.

그는 “북한이 올해 안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와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향후 이 문제와 관련한 한국과 미국의 대응과 주변국의 반응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광명성4호의 발사 성과를 과학기술 분야에서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ICBM과 달리) 위성발사는 한국과 일본도 하는데 북한은 왜 못하게 하느냐, 그건 건들지 말라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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