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비선” 보도…주고받은 메일 22회

“김정남,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비선” 보도…주고받은 메일 22회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7-02-15 16:02
수정 2017-02-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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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김정남 모습
생전 김정남 모습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일본 도쿄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버지도 세습 반대했었다”
도쿄신문 제공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이 생전 박근혜 대통령의 편지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에 전달하는 ‘대북비선’ 역할을 했다는 보도가 주목받고 있다.

주간경향은 지난 11일 전 유럽-코리아재단 핵심 관계자의 말과 유럽-코리아재단이 북측과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근거로 “박근혜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의 대북 비선은 김정남이었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이던 2002년 5월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과 독대한 적이 있다. 유럽-코리아재단은 북한 어린이에게 지원 물품을 보내거나 유럽 상공인과 함께 방북 사업을 해온 단체로, 박 대통령은 2002년부터 10년간 이 재단 이사직을 지냈다.

보도에 따르면 재단과 김정남은 2005년 9월17일부터 2006년 3월31일까지 총 22회 메일을 주고받았다. 주간경향은 입수한 이메일에 송·수신자 이름은 한글로 ‘김정남’, 이메일 계정은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가입돼 있었다고 전했다.

유럽코리아재단의 전 핵심 관계자는 이 매체에 “김정일에게 보낸 박근혜 친서는 유럽코리아재단 소장이었던 장 자크 그로하가 USB와 출력물 형태로 들고 중국 베이징에 가서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만나 전달했다”면서 “편지는 김정남의 고모부 장성택 라인을 통해 김정일에게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남 메일 원문. 주간경향 보도. 주간경향 홈페이지 캡처
김정남 메일 원문. 주간경향 보도. 주간경향 홈페이지 캡처
김정남은 2005년 12월 1일자 메일을 통해 “명년 2월 23일이 고모부 회갑이다. 한복을 지어드리고 싶다”고 말했고, 유럽코리아재단 측은 “옷감, 재질, 체형 등 구체적 수치가 필요하다. 장 자크 그로하를 통해 치수 재는 법 등의 설명이 들어있는 그림을 보내겠다”는 답변을 했다.

김정남은 메일에서 고모부인 장성택의 생김새를 설명하면서 “고모부님 얼굴색은 연합뉴스 자료사진에 있는 그대로 입니다. 너무 하얀편은 아니죠? 그렇다고 김건모씨처럼 시커멓지도 않으시죠. 중간 정도인 것 같은데..”라고 표현했다. 가수 김건모의 이름이 언급된 것을 볼 때 한국의 대중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간경향은 또 2012년 대선 때 국가정보원이 김정남 망명 공작을 시도한 정황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당시 국정원이 김정남을 데려오려고 했지만 김정남은 한국보다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기를 원해 미국 측과의 협상이 결렬됐고, 유럽은 대북 정보에 관심이 없었으며 한국도 김정남의 요구를 맞출 수 없어 포기했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한 주간경향의 보도와 관련,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재단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서신은 북측에 보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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