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남발치 말라”·“옆집黨 가서 기웃거려” 맹공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24일 TV토론회에서 범보수 진영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에게 ‘견제구’를 집중적으로 던졌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김관용 경상북도지사·김진태 의원(이상 기호순)은 이날 오후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MBC·KBS·SBS·YTN 방송 4사 경선 토론회에서 홍 지사의 최근 발언과 행보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협공을 펼쳤다.

김 지사는 홍 지사가 경남도지사직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시일(4월 9일)에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지사는 “이번 선거는 사즉생이다.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그런데 대선에 ‘올인’하는 모습이 안 보이고, 이미 (당 대선후보가) 다 된 것처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홍 지사는 “도지사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당 또는 여권의 선거꾼들이 설치고 있다”면서 “그 사람들에게 맡기면 경상남도 다시 망한다. 또 (재보선 비용으로) 300억 원 이상의 돈이 들어간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김 의원이 ‘발언 찬스’까지 사용하며 “홍 후보는 욕심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대선에 나왔는데 경상남도지사 후임 보궐선거까지 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주도권 토론’의 차례가 자신에게 돌아오자 홍 지사가 최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만나 후보단일화 등 연대 문제를 논의한 것을 두고 홍 지사에게 활시위를 겨눴다.

김 의원은 “공당의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나왔으면 공인 중 공인인데, 사적인 이유로 만나는 것은 공사 구분이 덜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옆집 당’에 가서 자꾸 기웃기웃하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 집도 해야 할 일이 많고, 그쪽에서도 꼭 좋아하는 거 같지 않다”라고 공격했다.

김 의원은 홍 지사의 ‘자살 검토’ 발언도 재차 문제 삼았다.

홍 지사는 대구 서문시장에서의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어 자격 논란이 있다’는 지적에 “0.1%도 가능성이 없지만, 유죄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 의원은 홍 지사에 대해 “그동안은 ‘속 시원하다. 보수에도 이런 분이 계셔야 한다’라고 여기며 저격수의 길을 따라가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는데 최근에 한 발언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자살이라는 것은 본래 안 좋은 것이고 국가적 문제이기도 하다”며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분이 ‘자살’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저는 돈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고 거듭 해명한 뒤 “제가 저격수를 해도 같은 편끼리는 한 번도 저격수 역할을 해본 적 없다”고 김 의원의 공격을 되받아쳤다.

이 전 최고위원은 과거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봐야 한다’라고 한 홍 지사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지금이라도 민족 내부에서는 헌법 규정 그대로, 북한은 국가가 아니라 사실상 단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줘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홍 지사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에게 대선주자들의 공격이 집중된 데 대해 “나만 미워한다”며 농담조로 답한 뒤 “더불어민주당이 하는 것을 봐라. 그래도 이 정도는 점잖은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한편, 홍 지사가 “사실 이번 대선은 역사상 처음 있는 날치기 대선”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사회자가 “날치기 대선이라는 표현은 정치적 수사이며 대통령 탄핵 이후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바로잡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