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朴전대통령 영장청구에 침통…“꼭 수의입혀야 하나”

靑, 朴전대통령 영장청구에 침통…“꼭 수의입혀야 하나”

입력 2017-03-27 11:42
수정 2017-03-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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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복 입은 모습 차마 못 보겠다…법원 판단 지켜보겠다”“여론따른 영장청구…불구속 난망” 檢비판·낙담 복잡한 심경 표출

청와대는 27일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지난 21일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조사 당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있기를 기대했던 청와대 참모들은 우려했던 구속영장 청구가 현실화되자 크게 낙담했다.

한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서 더는 할 말이 없다”며 “대통령께서 죄수복을 입고 불려 다니는 모습은 차마 못 보겠다.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니 할 말이 없다”며 “대통령을 그동안 잘 보좌하지 못했다는 죄책감만 들 뿐”이라고 토로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받은 증거가 없고 전직 대통령으로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여론 등이 눈치를 보고 무리해서 영장을 청구했다는 비판론도 흘러나왔다.

한 참모는 “지금도 사실상 삼성동 사저에 갇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검찰이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면서 “전직 대통령에게 꼭 수의를 입혀야 한다는 것인지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다른 참모는 “관련 기록이 10만 쪽이 넘고 헌법재판소와 법원 심리 사항도 적지 않다”면서 “이런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고 결정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힌 뒤 김수남 검찰총장에 대해선 “책임지기 싫어서 저런 결정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같은 맥락에서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대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입장이지만 법원이 검찰과 다른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관측에서다.

이런 이유에서 일부는 체념하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한 관계자는 “검찰이 이미 틀을 다 정해놓고 소환 조사를 하고 큰 고민도 없이 신병처리를 결정한 것 같다”면서 “법원 역시 검찰과 다른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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