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례 대선 고배’ 이회창 “내 탓이오”

‘세차례 대선 고배’ 이회창 “내 탓이오”

입력 2017-08-22 10:32
수정 2017-08-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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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설득 부족…이미지 변신 실패”

두 차례 대권 문턱까지 갔고, 모두 세 차례나 도전했지만 결국 무릎을 꿇어야 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22일 출간한 회고록을 통해 덤덤하게 자신의 대선 패인을 분석했다.

대권 첫 도전인 1997년 12월 18일 제15대 대선.

이 전 총재는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에게 1.6%포인트 차이, 그야말로 박빙의 표차로 대권을 내줬다.

한 식구였던 이인제 후보의 탈당과 대선 출마, 그리고 김대중(DJ) 후보와 자민련 김종필(JP) 총재의 전격적인 선거연대, 즉 DJP연합으로 대선판은 요동쳤고 그 결과는 이 전 총재의 낙선이었다.

하지만 이 전 총재는 여기서 패인을 찾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에서 “이인제 후보의 배신행위와 DJP연합은 결과적으로 승패를 갈랐지만 내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라고 분석하는 것은 결과에 맞춘 견강부회”라고 적었다.

이런 대형 변수 때문에 패배했다기보다 자신 탓이 더 크다는 게 이 전 총재의 고백이다.

그는 DJP연합 등이 승패를 가르는 유효한 수단이 됐음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막지 못한 내가 패자가 됐다”며 “요컨대 선거에 진 것은 나의 잘못이지 다른 누구의 탓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와신상담한 이 전 총재는 2002년 제16대 대선에 또다시 도전장을 냈다.

본격적인 대선판이 펼쳐지기 전 ‘이회창 대세론’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번에도 이 전 총재의 기세는 강했다.

하지만 ‘대선 재수’도 패배로 막을 내렸다. 48.9%를 얻은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2.3%포인트차, 역시 크지 않은 차로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이 전 총재는 1997년과 마찬가지로 2002년 대선에 대해서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와 같은 예기치 못한 외적 변화에서 그 패인을 찾지 않았다.

유권자 설득능력 부족, 이미지 변신 실패, 인터넷 매체의 저조한 활용 등이 이 전 총재가 꼽은 패배의 원인이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국가 지도자의 일에 대한 정열과 판단력,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이를 유권자들에게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며 “중도보수층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또 “이미지에서도 노무현 후보 측이 내세운 귀족과 서민, 기득세력과 개혁세력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나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결국 이미지와 연출의 대결에서 완패했고 나의 능력 부족이었다”고 밝혔다.

2002년 대선 패배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2007년 17대 대선에 또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무소속 후보로서 이 전 총재의 득표력은 예전과 같지 않았고, 결국 득표율 15.1%로 3위에 머물렀다.

다만 이 전 총재는 마지막 도전에 대해 지난 두 차례 대선 때와 같은 아쉬움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나의 출마로 보수층이 분열돼 정권교체가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와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을 합한 것의 절반이 여권 후보인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보다 아래로 떨어질 때 즉각 사퇴하겠다는 마지노선을 마음속에 정했다”고 당시 기억을 더듬었다.

좌파 정권의 연장을 막기 위해 당시 대선에 출마했다고 밝힌 이 전 총재는 “처음부터 당선만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며 “예상대로 낙선했지만, 나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기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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