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입맞춤 끝… 제동 걸린 ‘劉 비대위’

화합의 입맞춤 끝… 제동 걸린 ‘劉 비대위’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7-09-11 22:44
수정 2017-09-1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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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비대위 구성 내홍

김무성 “유승민 사당 될까 우려” 통합파 하루 만에 ‘반대’ 돌아서
유승민 “합의 안 되면 당헌대로” 차기 전대 출마 의사도 내비쳐

바른정당이 이혜훈 전 대표 사퇴 이후 ‘유승민 비대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내 ‘통합파’에서 유 의원이 당권을 잡는 데 대해 반발하면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새 지도부 체제 구성 논의가 거듭될수록 독자노선을 강조하는 ‘자강파’와 보수 연대·통합론을 내세우는 ‘통합파’ 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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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김무성(왼쪽) 의원과 유승민(오른쪽) 의원이 지난 10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의 화합 도모 차원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입맞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김무성(왼쪽) 의원과 유승민(오른쪽) 의원이 지난 10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의 화합 도모 차원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입맞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지도부는 11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새 지도부 체제 구성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월 중순쯤 전당대회를 하는 데 대해서는 많은 분이 동의했다”면서 “(그때까지) 권한대행 체제로 갈지, 비대위 체제로 갈지는 견해차를 더 좁혀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최고위원 사이에서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이 불가피하고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유력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이어진 당 소속 의원단 만찬 자리에서 ‘통합파’가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의원은 “우리가 박근혜 사당이 싫어서 나왔는데 유승민 사당으로 비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지적에 동감했던 김용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만찬에서) 주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수행해 나가는 게 옳겠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유 의원 측도 반격에 나섰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안 되면 당헌·당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비대위원장 합의 추대가 무산되면 차기 전대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이 같은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내홍에는 야권 연대·통합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한 ‘통합파’는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자유한국당 등 다른 당과 통합·연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 의원으로 대표되는 ‘자강파’는 독자생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3일 예정된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가 ‘통합파’와 ‘자강파’ 간 격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7-09-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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