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칼둔 회동서 합의…고위채널 유용성 확인, 외교·경제장관 채널 활성화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양국 간의 기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전면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한편 양국 간 고위급 채널은 물론 외교 및 경제 분야 장관 간 협의 채널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9일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오찬을 겸한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전했다.
박 대변인은 “임 실장과 칼둔 특사는 한국과 UAE 양국이 그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온 현황을 평가하고, 앞으로 양국 간 실질 협력을 보다 포괄적·전면적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 측은 임 실장과 칼둔 특사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의 유용성을 확인하며, 기존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 우리 기재부 부총리와 UAE 경제장관 간 경제공동위원회 등 협의 채널을 더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칼둔 청장은 에너지·전자 등 산업과 관광 분야 등에서 양국 간 기존 협력 단계를 더 강화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고, 임 실장은 양국 간 제반 협력이 더 활성화하도록 적극적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칼둔 청장은 임 실장과 회동에서 에너지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는데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태양광 등에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며 “그가 방한 중에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태양광 등 좋은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기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칼둔 청장은 군사 분야에서도 한국과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증진할 것을 제안했으며, 다만 원전과 관련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양국 갈등설 등 임 실장의 UAE 방문 이후 불거진 각종 의혹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칼둔 청장은 양국 관계를 결혼이라고 했다. 결혼 생활은 항상 좋을 수만 없고 안 좋은 도전을 극복하고 화합해서 가는 게 결혼 아니냐고 하더라”며 “‘좋지 않은 어떤 것도 좋게 되도록 할 수 있다’는 아랍 속담을 인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대화는 아주 짧았고, 다양한 미래 관계를 주로 얘기했다”며 “임 실장과 사이에 외교적 용어를 쓰지 않고 솔직히 터놓고 얘기한다면서 많은 협력관계를 말했고, 언론과 국회에서 관심을 가진 그런 문제가 대화 중에 그리 오래 오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정부에서 체결된 군사협력과 관련한 갈등설 등에 대해 일정한 수준의 의견교환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칼둔 청장은 양국과 관련한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약간의 유감을 표했다”며 “그러나 임 실장은 그런 부분이 UAE가 한국과 얼마나 중요하고 친구 관계에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한국민이 많은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얘기했고, 칼둔 청장도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칼둔 청장도 UAE와 한국의 언론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했다”며 “분명한 것은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아니라 미래 관계에 90% 이상 집중할 정도로 대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