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집회서 금기 깨고 지역감정 부추긴 나경원

부산집회서 금기 깨고 지역감정 부추긴 나경원

입력 2019-09-01 22:18
수정 2019-09-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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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은 광주일고 정권… 부울경 차별”에
민주당 “막말 중심 섰다가 지역갈등 조장”
바른미래 “박물관서 지역감정 꺼내 선동”
대안정치연대 “죄질 나빠 내란죄에 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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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8.31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8.31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00년 민주국민당 김광일 최고위원이 지구당 창당대회에서 “(민국당이) 실패하면 부산 사람들은 모두 영도다리에서 빠져 죽자”고 말한 이후 최악의 지역감정 자극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간단한 통계만 봐도 서울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인데 그중 20명이 광주, 전남, 전북 출신이더라”며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했다. 이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차별하면서 더 힘들게 하는 정권에 대해 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이 뭉쳐서 반드시 심판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편중 인사를 비판하고 싶으면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든지 해야지 영남 대중집회에서 막연하게 주장하며 지역감정을 선동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서울 구청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아니라 서울 시민이 투표로 뽑는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만한 사실”이라고 했다.

정치인이 공개 석상에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것은 ‘영도다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민국당이 그해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사실상 금기시돼 왔다. 이 때문에 나 원내대표의 부·울·경 발언이 나오자 한국당을 뺀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 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일 “한국당이 낡은 지역감정 카드를 꺼냈다”며 “문재인 정권을 ‘광주일고 정권’이라고 한 건 자기 손으로 구청장을 뽑은 서울시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달창’, ‘반민특위’ 등 막말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나 원내대표가 이제는 정치권 금기라 할 수 있는 지역갈등 조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김부겸 의원은 “한국당의 앞선 인사들조차 엄청난 과오 끝에 스스로 조심하고 넘어서려 하지 않던 금도를 나 원내대표는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역사박물관에 봉인돼 있던 지역감정을 스스럼없이 소환해 민심을 선동하는 파렴치한 짓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한국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이냐는 한탄까지 나온다”고 했다. 대안정치연대 김정현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는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건드렸으니 죄질은 내란죄에 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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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19-09-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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