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공천개입 정황’ 녹취록 추가 공개···김회선에게 “판단 제대로 하시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새누리 20대 총선과정 개입 논란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인 최경환, 윤상현 의원이 지난 20대 총선 공천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전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 중진인 최경환 의원, 윤상현 의원에 이어 이번에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20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에 휩싸였다. 다음달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공천개입 의혹이 새누리당 안에서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19일 보도에서 현 전 수석이 정무수석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1월 말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에 출마를 희망하던 김성회 전 의원에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뜻’을 거론하며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저하고 약속을 하면 대통령한테 약속한 것과 똑같은 것 아니겠냐”면서 “가서 (서청원 전) 대표님한테 ‘대표님 가는 데 안가겠다’고 말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이 “이게 VIP(대통령)의 뜻이라면 따르겠다‘고 말하자, 현 전 수석은 “예”라고 거듭 확인하며 “따르시라. 따르시고 ‘정해주시면 다른 지역으로 갑니다’라고 솔직히 까놓고 말하라”고 덧붙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전 수석은 또 “(이런 상황이)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다. 원점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아는가. 제가 말씀드릴 때 바로 조치하시라”,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여러 차례 고비가 있고, 딱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다. 판단을 제대로 하시라. 오늘 바로 전화하라” 등의 발언을 했다.
김 전 의원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돌연 언성을 높이며 “정말 이런 식으로 합니까. 서로 인간적인 관계까지 다 까면서, 이렇게 합니까”라고 압박했다고 이 종편은 보도했다.
총선 당시 현직에 있던 현 전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청와대가 새누리 공천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청와대는 총선을 전후해 수차례 ‘개입설’이 불거질 때마다 “공천권 문제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강하게 부인해왔다.
이에 현 전 수석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경기 화성갑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두 번째 통화에서 그 약속을 지키는 게 옳다고 얘기한 것”이라면서“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었던 김 전 의원이 사표를 내면서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 서 의원 지역구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밝힌 바 있다”고 해명했다.
현 전 수석은 이어 “김 전 의원이 화성갑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밝혔고, 그러면 그 약속을 지키라는 뜻에서 당시 통화에서 ‘청와대에 근무하는 나에게 약속을 한 것은 대통령과 약속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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