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MB 친인척 회사에 93억·24억 투자
금융권이 4000억원을 출자해 만든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이 전·현직 대통령의 친인척 관련 회사에 간접 투자하는 등 ‘금융판 미르’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은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5월 청년창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비영리 재단이다.
13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장사다리펀드에 집행된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자금 중 박근혜 대통령 이종사촌의 아들인 J씨가 대주주로 있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93억원 투자됐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K씨가 대표인 LB인베스트에도 24억원이 투자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의 간접투자 운용사 중 자금 운용 규모가 큰 3개 회사가 정부·대기업과 연결고리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식경제부 주도로 설립된 회사의 100% 자회사,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자회사, 대기업의 창업투자회사가 김 의원이 지목한 곳들이다.
특히 대기업 창업투자회사는 투자자금의 대부분인 300억원을 대형 배급사의 영화에 투자해 청년세대 창업 지원이라는 취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김 의원은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또한 기업들에 준조세 부담을 지웠다는 점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며 “간접투자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관(官)의 입김이 얼마만큼 작용했는지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은 출연금 4000억원 가운데 1903억원(올해 9월 기준)을 간접투자로 운용하고 있다. 간접투자 금액의 70%(1324억원)는 정부가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만든 성장사다리펀드에 투자됐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6-10-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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