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불법사찰, 인사·수사 개입 정황”…與 “언급 가치 없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울산시장 부정선거 등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1 연합뉴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친문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선거 농단’, ‘감찰 농단’, ‘금융 농단’ 등 3개 의혹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이끌던 민정비서관실의 ‘창성동 별관’이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농단은 청와대 명령에 따라 경찰이 지난해 지방선거에 개입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낙선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다. 또 감찰 농단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에 대한 청와대 감찰이 무마됐다는 사건, 금융 농단은 우리들병원 특혜대출과 내사 중단에 친문 실세들이 연루됐다는 사건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들 3개 사건뿐 아니라 ‘버닝썬 사건’에 이르기까지 백 전 비서관과 그의 밑에서 일했던 윤규근 전 총경이 개입했다면서 “일명 ‘백원우 팀’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백원우 팀에 속했던 2명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 파견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 팀이 왜 울산에 갔냐는 질문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갔다’고 했다”며 “청와대가 국민과 국회를 기만·조롱해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TF를 이끄는 곽상도 의원은 한발 더 나가 창성동 별관에서 대통령 친인척 관리팀과 백원우팀이 활동했으며, 백원우팀은 각종 불법사찰을 저지르고, 인사·수사에 개입·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유재수의 비위와 관련해 금융위 부위원장(김용범 현 기획재정부 1차관)에 대한 통보를 백원우가 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계 인사를 비선조직이 전부 좌지우지한 게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울산시장 부정선거 등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12.1 연합뉴스
백 전 비서관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를 생산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전달했고, 이 문건이 경찰로 넘겨져 ‘하명수사’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곽 의원은 이와 관련해 백원우팀이 울산에 가서 첩보를 수집하고, 송철호 현 울산시장 등과 ‘장어집 회동’을 했다는 보도를 거론했다.
그는 “2017년 7월 각 부처 장관에게 ‘적폐청산 TF’를 구성하라고 보낸 공문도 백원우가 최종 결재했고, 이광철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중간 결재자로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발 권력형 비리 사건의 진상조사를 위해 국회는 해야 할 마땅한 책무를 해야 한다”며 3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김 전 시장은 “이 사안은 선거법 위반의 정도가 매우 심대해 당연히 선거 무효가 선언돼야 한다. 재선거를 실시할 사유가 분명하다”며 “그전에 송철호 시장은 즉각 이에 대한 법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곽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인 지방선거 직전에 송철호 당시 후보와 함께 울산의 한 사찰을 함께 방문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 전 장관을) 추가 고발할지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정치적 공세에 일절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적으로 공세하는 것인데 우리가 그런 것을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며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