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 ‘한반도정세’ 통화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도발적인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데 협조해 달라.”며 후 주석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후 주석은 이에 “얼마 전 발생한 남북 교전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사태의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현재 가장 시급한 일은 냉정과 이성으로 대처, 정세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중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힌 셈이다. 양국 정상의 서로 다른 해법 제시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는 동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목표를 실현하고 동북아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지난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을 포함한 국제적 의무를 이행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한국의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공격을 비난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후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면서 “미국 등 (6자회담의) 관련 각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조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후 주석은 “현 정세는 6자회담의 중요성과 시급함을 더욱더 증명하고 있다.”고도 했다. 나아가 “중국은 이웃으로서 한반도 정세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한반도는 정세안정이 매우 취약한 지역”이라면서 “특히 최근의 정세를 잘 처리하지 못하면 긴장이 격화되고 심지어 제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두 정상 간의 전화회담은 사전 약속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후 주석에게 전화를 거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0-12-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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