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요구·국내여건·한미동맹 발전 등 종합 고려””방위비 미집행액, 올해·내년 거의 소진될 것”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발표된 제9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SMA) 협상 결과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 제도개선 분야에서 100%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이 얻었다”라고 자평했다.이 당국자는 한미가 군사건설 분야에서 상시 사전 협의체제를 구축한다는 점 등을 강조하면서 분담금 전용 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로서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려하면서 미국측 요구 사항과 우리 국내적 여건, 한미동맹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필요성 등을 종합 고려해 나름대로 균영있게 반영시킨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방위비 협상 타결 결과를 설명했다.
다음은 외교부 당국자와의 일문일답.
-- 이번 협정 유효기간이 5년으로 결정됐는데.
▲ 기간이 길면 우리 정부 예산 운용과 주한미군 사업계획 운용상 예측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앞으로 10년간 미국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조치(시퀘스터)에 따른 국방예산 삭감으로 미군 주둔국에 대해 지원 확대 요구 가능성이 높기에 잦은 협상이 (우리에게)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는 2016년 평택기지 이전 사업 종료를 감안할 때 유효기간 3년을 선호한 것으로 알지만 미국은 3년 후부터는 군사건설 수요가 많이 줄 것이라는 추측을 부정한다. 미군은 그간 우선순위에서 밀린 오산·대구·군산 등 비이전기지의 군사건설 사업 소요가 산적해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국방부도 2016년 이후 미군 군사건설 사업 소요가 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 분담금 제도의 틀은 어떻게 결정됐나.
▲ 항목별 소요에 따라 분담금을 지원하는 ‘소요형’이 더 합리적인 측면이 있지만 (협상으로 정한 총액을 매년 지급하는) ‘총액형’이 우리 재정 부담을 억제하는 측면도 있다. 정부는 총액형으로 재정부담을 억제하면서 단점인 투명성과 책임성 문제를 제도 개선책으로 보완했다.
-- 제도개선 부분의 협상 결과에 충분히 만족하나.
▲ 100%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이 얻었다고 평가한다. 군사건설 분야는 상시 사전 협의체를 구축, 1년 동안 실무급에서 장관급에 이르기까지 협의를 통해 (한미가) 사실상 군사건설 사업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는 체제를 갖췄다.
군수지원 분야는 이미 군사건설과 달리 각 건을 계약시 우리 국방부가 승인하기 때문에 투명성이 (확보돼) 있다고 본다.
인건비 분야는 종합 보고서뿐 아니라 국방부에 별도로 상세히 보고하도록 했다. (노조측 요청으로)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의 비율도 지금의 71%에서 75%로 올리는 것으로 합의하려고 한다.
-- 그동안 쌓인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액에 대한 논의는.
▲ 미국도 사용돼야 하는 분담금이 많이 사용되지 못하고 축적된 점을 인정하며 이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지이전 사업이 올해와 내년에 집중 진행되기 때문에 (미집행액이) 거의 소진될 것이라는 게 주한미군과 우리 국방부 판단이다.
(국방부 당국자 부연 설명) 미집행액 7천100여억원이 항목별로 어떻게 쓰일지 소요를 다 확인했다. 공사 특성상 아직 집행이 안 됐을 뿐이다.
-- 이번 협정에서 분담금 전용 문제에 대한 논의는.
▲ 논란이 된 전용 문제는 (미 2사단을 평택으로 이전하는)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과 관련해 분담금이 사용된다는 것인데 이는 LPP 체결 당시 우리 정부가 묵인, 양해한 사항이다. 많은 논란을 거쳐 국회에서 제8차 협정 당시 비준받았다. 앞으로는 세세한 것까지 협의를 거쳐 국회에 보고되고 예산편성 과정에서도 다 반영될 수 있기에 그런 일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
-- 한반도 안보상황이 이번 협상에 미친 영향은.
▲ 북한 장성택 사태 등 전반적인 한반도 안보상황과 미국의 전반적 안보 전략은 당연히 간접적으로 주한미군 주둔비용과 관련 있지만 수치화는 다르다. SMA 협상에서 이를 팩터로 놓고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전시작전통제권 등이 전체 회의에서 언급된 것은 전혀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