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김정욱씨 석방논의 본격화하나

남북, 김정욱씨 석방논의 본격화하나

입력 2014-02-27 00:00
수정 2014-02-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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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대화서 ‘압박 카드’ 활용 가능성도

북한이 27일 기독교 선교사 김정욱 씨의 억류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앞으로 그의 석방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김씨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채 ‘남조선 정보원 첩자’를 체포했다고 주장했었다. 당시에는 신원 확인과 함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는 우리 정부의 전화통지문 수령조차 거부한 바 있다.

북측이 이날 외신 인터뷰 형식을 빌려 김씨의 모습과 육성이 담긴 영상을 공개한 것은 석방 가능성을 시사하는 ‘좋은 신호’라는 해석이 우선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김씨 석방을 전제로 공개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석방 수순으로 가되 남측에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자주 사용하는 ‘공개 사죄’ 방식은 억류 중인 외국 인사들을 풀어줄 때 단골로 거쳐 가는 관문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해 ‘사죄 기자회견’을 거쳐 6·25전쟁 참전용사 메릴 뉴먼 씨를 석방했다. 또 2009년 불법 입북했다가 억류된 재미교포 대북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씨도 ‘사죄 기자회견’ 이후 풀려났다.

북한이 조기에 김씨를 석방한다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계기로 형성된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이 호락호락 김씨를 석방하지는 않을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여전히 나온다.

북한이 김씨를 아직 정식 재판에 넘기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소한 정식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나서야 사면 형식으로 풀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만일 남북 간 김씨 석방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한다면 북측이 이를 남측을 향한 압박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씨가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았다고 자백한 것을 들어 우리 측에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국주의 세력의 사상침투를 경고하는 내부 선전과 적대 행위를 하지 말라는 대외 선전 차원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김씨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우선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북측에 김씨를 조속히 석방하라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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