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독일 방문] 메르켈 “韓 70년 분단… 통일 지원은 獨 의무”

[박대통령 독일 방문] 메르켈 “韓 70년 분단… 통일 지원은 獨 의무”

입력 2014-03-28 00:00
수정 2014-03-2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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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회담 및 이모저모

베를린 이스트사이드갤러리에서 27일 열린 ‘DMZ·그뤼네스반트 사진전’은 한국과 독일의 ‘경험 공유전’이었다. 이스트사이드갤러리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시내 중심부에 남아 있던 1.3㎞ 길이 장벽에 세계 21개국 작가 118명의 벽화를 설치한 야외 전시관으로, 분단의 상징인 한국의 비무장지대(DMZ)와 그뤼네스반트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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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 바라보는 두 정상
같은 곳 바라보는 두 정상 박근혜(오른쪽)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총리실에서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창밖을 내다보며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진전에서 한국인은 또 다른 아픔을 느껴야 했다. 부활절 등 1년에 두 차례 이뤄졌던 동·서독 간 왕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본 박근혜 대통령은 “동·서독 간에는 이렇게 왕래라도 할 수 있었군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 DMZ도 언젠가 평화의 상징이 되는 장소로 바뀌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올해는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되는 해인데, 70년 가까이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아온 우리 국민에게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과업을 달성한 독일은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말로 이 같은 아픔을 표현했다. 이런 처지가 안쓰러웠는지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수십년간 독일은 통일을 경험했고 아쉽게도 한반도는 분단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독일은 40년 분단됐고 한국은 거의 70년간 분단 상태다. 그래서 한국에서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 드리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박 대통령이 만난 독일인들은 ‘조언’에 인색하지 않았고, 박 대통령은 일일이 이를 경청했다고 한다.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을 찾았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독일의 정치인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국내 정치의 안정과 일본 등 주변 국가와의 협력에 대해 진지하게 조언했다. 데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는 이날 “당시 동독인들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평화시위를 벌이며 통독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남북한도 양쪽 시민의 자발적인 행동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드레스덴으로 이동, 첫 일정으로 드레스덴 성모교회를 방문했다. 2차 대전 때 연합군의 드레스덴 공습으로 완전히 폐허가 됐다가 통일 후 2005년에 복원된 유적으로, 우리 문화재 복원의 귀감 사례로 선택됐다. 통일 후 북한 지역에 대한 문화유산 정책방향과 관련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역시 ‘통일 행보’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베를린·드레스덴(독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2014-03-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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