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 없는 무책임한 비판”…일각서 적절치않다는 지적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문제 등을 다루면서 지나치게 미중 양국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연합뉴스
미중 양국이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우리 외교부가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잘하고 있다는 자체 판단과는 다르게 외부의 비판이 계속되자 발끈한 것이다.
윤 장관은 30일 개막한 재외공관장 회의의 개회사에서 상당 부분을 우리 외교의 성과를 알리는데 할애했다.
특히 지난주 우리가 참여를 결정한 AIIB에 대해 “최적의 절묘한 시점에 가입 결정을 했다”고 자평하면서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일본 석좌가 ‘미국과 중국이란 고래를 길들인 의기양양한 새우’라고 말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가 AIIB 창설 멤버로 가입할 수 있는 사실상 막차를 타면서 조기 가입시 얻을 수 있었던 이득을 놓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또 미중 양국이 대립하는 AIIB와 사드 문제를 놓고 우리가 외교적 시험대에 놓이면서 미중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 섞인 비판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우선 그는 미중 사이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딜레마가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차방정식을 1,2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 “고뇌가 없는 무책임한 비판”, “ 패배주의적, 자기비하적, 사대주의적 시각”이라는 등 다소 감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윤 장관은 앞으로 외교 정책 수행과 관련, “국익의 관점에서 옳다고 최종 판단하면 분명한 중심과 균형 감각을 갖고 휘둘리지 말고 밀고 나가야 한다”면서 ‘소신 외교’를 주문했다.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국익에 부합 하다고 판단하면 소신 있게 일하라는 주문인 것이다.
그의 이런 발언을 고려해 볼 때 우리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 앞으로 현재의 ‘3 NO(요청·협의·결정도 없다)’ 입장을 유지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장관은 전날 한 방송에서도 미국의 사드 배치 요청이 있으면 국방부의 군사기술적 검토에 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종합 검토 등의 순으로 내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장관의 이날 발언이 다소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과 미국, 중국 내에서 복잡하게 전개된 사드와 AIIB 논란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일각의 비판적인 시각이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