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고도는 2000km 이상...한미일 미묘한 시각차

북한 미사일 고도는 2000km 이상...한미일 미묘한 시각차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05-14 15:25
수정 2017-05-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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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신중...일본 적극적...700km 비행이면 부산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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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 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NSC 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하고 있다. 2017.5.14 청와대 제공
북한이 1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고도를 두고 한미일 3국의 관측이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 탄도미사일의 고도에 관한 질문에 “한미 군 당국이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신중한 입장을 보인 우리 군과는 달리,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고도를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공개했다.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고도가 2000㎞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나다 방위상의 말대로 북한 미사일의 최고고도가 2000㎞ 이상이면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 5500㎞를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그에 준하는 중거리미사일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지도
북한 미사일 발사 지도
그러나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초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미사일의 비행이 ICBM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북한 미사일이 ICBM일 가능성과는 거리를 뒀다.

일본 정부가 한미일 3국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북한 미사일의 고도를 공개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평화헌법 개정을 포함한 국내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북한 위협을 활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북한의 지난달 29일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에는 지하철 운행까지 중단해 과잉 대응 논란을 낳았다. 일본판 ’북풍‘ 여론몰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미국의 경우 국내적으로 불필요한 두려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 미사일이 ICBM일 가능성에는 신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때마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입장 자료를 내고 북한 미사일이 미국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이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의 비행 거리가 700여㎞인데 비행 시간이 약 30분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고고도는 충분히 2000㎞를 넘을 수 있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쏜다면 사거리가 5000∼6000㎞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미사일 고도 2000km 이상 주장
북한 미사일 고도 2000km 이상 주장
북한 미사일 비행 거리가 700여㎞라는 점을 고려하면, 남쪽으로 쐈을 경우 부산 앞바다에 떨어졌을 수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 장소인 평안북도 구성과 부산의 거리는 약 630㎞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각을 조정할 경우 한국의 주요 도시를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 탄도미사일의 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요격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의 정체가 하나둘 드러날 경우 한미일 3국에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대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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