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판 황장엽’ 아들 월북… “北서 거주”

‘남한판 황장엽’ 아들 월북… “北서 거주”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7-08 01:24
수정 2019-07-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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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민 공개적 北영주 선택 ‘이례적’

73세 최인국 “부모님 간곡한 유지대로
조국 통일 위업 실현에 여생 바치겠다”
12차례 방북… 이번엔 정부 승인 안 받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외무장관 최덕신
1976년 美망명… 10년 뒤 부인과 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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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미영 전 북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의 차남 최인국 씨가 북한에 영구 거주하고자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가 7일 보도했다. 사진은 최씨(오른쪽)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해 북한 관계자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류미영 전 북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의 차남 최인국 씨가 북한에 영구 거주하고자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가 7일 보도했다. 사진은 최씨(오른쪽)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해 북한 관계자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1986년 월북해 북한 고위직을 지낸 최덕신·류미영 부부의 차남 최인국(73)씨가 지난 6일 북한에서 영원히 살기 위해 입북했다고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가 7일 보도했다.

최씨는 평양 도착 소감을 통해 “선친의 유해가 있는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하여 평양에 도착했다”며 “부모님의 간곡한 유지대로 경애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영도를 받들어 조국통일 위업 실현에 여생을 다 바치려 한다”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부모·조부·수양외조부 등 평양 애국열사릉에

최덕신은 1945년 해방 후 한국에서 육군사관학교 교장과 제3사단장, 제1군단장을 거쳐 육군 중장으로 예편했다.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그해 10월 외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1963년부터 4년간 서독주재 대사를 지냈다. 이후 박 전 대통령과의 갈등 등으로 1976년 아내 류미영과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1986년 아내와 함께 월북했다. 그는 북한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1989년 숨졌다.

류미영은 남편 사망 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2000년 8월에는 북한 이산가족 방문단 북측 단장을 맡아 서울을 방문했다. 당시 류미영은 한국에 있던 차남 최인국씨와 막내딸 최순애씨를 만나기도 했다. 최덕신·류미영 부부는 2남 3녀를 뒀는데 장남 최건국씨는 독일에 거주하다 숨졌으며 세 딸은 현재 외국에 살고 있고 한국에는 최씨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미영은 2016년 11월 폐암 투병 중 숨졌다.

최씨의 부모와 조부, 수양 외조부, 이모할머니 등 다섯 명은 평양 애국열사릉에 안치돼 있다. 최씨의 할아버지 최동오는 임시정부 법무부장 등을 지냈고 수양 외할아버지 유동열은 광복군 참모총장으로 활동했다. 류미영은 유동열의 수양딸이다. 류미영의 이모 류영준도 항일단체 근우회를 조직했으며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최씨, 가족 상봉·성묘하러 18년간 방북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최씨는 2001년 이후 가족 상봉과 성묘 목적으로 모두 12차례 방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류미영이 숨지기 직전 임종을 지키려 방북했으며 2017년과 2018년 류미영의 1·2주기 행사 참석차 다시 북한을 찾았다. 최씨는 지난 12차례 방북과 달리 이번에는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남쪽서 월북자 자식으로 낙인찍혀 어렵게 생활

최씨는 한국에서 ‘월북자의 자식’으로 낙인찍혀 정권의 감시하에 직장생활도 제대로 못하며 어렵게 살아 왔다. 십수년 전 부인과 이혼하고 슬하의 아들 둘하고도 오래전 인연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최근까지 천도교 산하 동학민족통일회 대외협력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동학민족통일회 관계자는 “최씨가 최근 개인 사업을 했지만 생계는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고향이기도 하고 부모님 묘도 있으니 여생을 그곳에서 보내고자 북한에 자발적으로 간 것 같다”고 했다. 한국 국민이 공개적으로 북한으로 영주한 것은 이례적이다. 1997년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이 공개 월북한 후 북한은 최근 자진 월북한 한국 국민을 대부분 돌려보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7-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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