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폭염 뚫고’ F-15K 전투기 임무수행

[포토] ‘폭염 뚫고’ F-15K 전투기 임무수행

입력 2023-08-05 13:27
수정 2023-08-0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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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구 동구의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F-15K 전투기가 이륙을 앞두고 엔진열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러자 전투기 꽁무니에선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대구 지역에 폭염경보가 7일째 내려진 이날은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7.7도까지 치솟으며 올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대구의 한 도로에선 중앙분리대가 아스팔트 열기를 견디지 못한 채 녹아 쓰러졌단 소식도 전해졌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란 별명이 생길 만 하다.

대구 기지에 주둔 중인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은 F-15K를 주력 전투기로 운용한다. 부대원들은 적의 위협에 대비해 비상출격 등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요즘 같은 혹서기엔 무더위와도 맞서 싸운다.

이날 F-15K의 비행훈련에 앞서 엄체호(이글루)에선 AIM-120C ‘암람’ 및 AIM-9X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등 무장이 장착됐다.

미사일의 무게는 각각 161㎏와 85㎏다. 이들 미사일은 무장장착장비 KMJ-1를 이용해 전투기로 옮겨 장착하지만, 마지막엔 수작업이 필요해 정비사들의 이마엔 어느새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비행 가능 상태를 최종 판단하는 최종기회점검(LCI)에 나선 정비사들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활주로에서 F-15K의 외관을 점검하느라 정신없었다.

그늘이 없는 활주로에서 체감온도는 50도에 육박했고, 지열은 55도로 측정됐다.

LCI는 기체에 이상이 생겼을 때 초동 대처를 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정비사들은 조종사와 항공기 안전을 위해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한 순간도 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정수영 11전투비행단 제122정비중대 정비기장(상사)은 “긴바지와 전투화 차림에 정비하기 때문에 하루 2~3번씩 옷을 갈아입기도 한다”고 전했다.

무더위와 싸우는 건 전투기 조종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다행인 건 F-15K엔 에어컨이 장착돼 있다는 점이다. 또 비행 중 고도가 높아지면 지상보단 덜 덥다고 한다.

다만 이·착륙 전후로 점검 등을 위해 전투기에 탑승한 채 활주로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각각 40~50분씩 되기 때문에 이때가 가장 ‘곤혹스럽다’는 게 조종사들의 설명이다.

조종사들은 전투기가 급기동할 때 중력의 최대 9배에 이르는 가속도를 견뎌야 한다. 이 때문에 조종사들은 ‘G슈트’라는 특별히 제작된 옷을 입는다. 그러나 G슈트는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재질로 돼 있어 비행을 마친 뒤엔 흠뻑 젖기 일쑤다.

박훈제 11비행단 제110전투비행대대장(중령)은 “임무 중엔 비행에 집중하기 때문에 더위보단 임무 완수의 막중함으로 인해 땀을 흘리곤 한다”고 말했다.

요즘 같은 혹서기엔 부대에서 2~3차례씩 운영하는 ‘팥빙수 데이’를 비롯해 엄체호마다 설치돼 있는 이동형 에어컨이 조종사·정비사들이 잠시나마 땀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날 비행 임무를 마치고 착륙한 F-15K는 항공기 샤워인 ‘린스’(CWR)를 통해 열기를 식혔다. 이는 원래 3000피트(914.4m) 이하 저고도에서 해상 비행임무를 수행하고 돌아 온 전투기에 물을 뿌려 염분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이외에도 부대는 이온음료와 쿨매트 등이 포함된 폭염키트를 다량 구비하고 있다. 특히 수액과 아이스팩은 냉동 보관하는 등 온열질환 발생시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울러 부대 측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정비사들이 반팔티 등 최대한 가볍고 시원한 복장으로 임무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정수영 정비기장은 “활주로에 한번 나갔다오면 땀범벅이 되기 일쑤지만, 내가 정비한 전투기가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착륙하는 걸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박훈제 대대장은 “뜨거운 활주로에서 정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정비사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한 소티(sortie·비행 횟수), 한 소티에 최선을 다해야겠단 다짐을 하게 된다”며 “국민 기대에 부응하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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