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후진타오 ‘동상이몽’

김정일-후진타오 ‘동상이몽’

입력 2010-05-06 00:00
수정 2010-05-0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반갑게 악수를 했지만 시각과 속내는 완전히 다르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 위원장은 평소 중국과 동맹관계인 자국은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른 반면 미국과 손잡은 한국은 눈부신 성장을 했다면서 중국에 대해 섭섭함을 갖고 있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한 외교 소식통은 5일 “김정일 위원장은 미국의 경우 형제국이 잘 살도록 지원해 주는 반면 중국은 형제국을 거의 굶어 죽기 직전까지 내몰면서 복종을 요구하는 비열한 제국주의 국가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과거 북한의 도움으로 보릿고개를 넘긴 중국이 북한에 경제적으로 광폭 보답을 하는 것은 당연하며 자위를 위한 북한의 핵무장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후진타오 주석은 평소 당 간부들과 만난 사적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빗대어 인민을 굶어 죽이는 지도자는 나라를 다스릴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면서 김 위원장의 무능력과 사치성을 거론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한다.

다른 한 외교 소식통은 “후 주석은 과거와는 달리 갈수록 오만불손한 북한과의 동맹외교를 이제는 재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무기도 절대 포기하도록 강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두 정상의 계산법이 상반되는 것은 자국의 국익을 우선한다는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성장배경이나 성향이 틀린 것도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 주석은 찻잎을 하는 가게 주인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열 살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성격도 다소 내성적이거나 온순했으며 침착한 모범생이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최고 권력자인 김일성 주석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남부러울 것 없는 풍요 속에서 자랐으며 성격도 통이 크고 대담하며 활달하고 다혈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이 1942년생으로 동갑이고 두뇌 회전이 빠르며 권력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 꼴도 있지만 서로 ‘동상이몽’하는 관계라는 것이 외교 소식통들의 한결 같은 평가다.

베이징=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