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이어 향후 남한 포함한 다양한 국제협력 가능성
북한이 외자 유치를 목표로 개발에 힘쓰는 함경북도 나선 항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나진항의 사용권을 이미 확보한 중국, 러시아에 이어 몽골이 최근 북한의 항만을 임차하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 밝힘에 따라 나진항을 둘러싼 한반도 인접국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잔다후 엥흐볼드 몽골 국회의장은 지난 19일 몽골을 방문 중인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은 무역과 정보기술, 인력 교류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며 몽골은 육지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항만 임차 분야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태복 의장은 항만, 석탄, 광산 분야에서 몽골과 협력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그 하루 뒤인 지난 21일에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북한이 나진항을 몽골에 임대할 생각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조선신보는 ‘메아리’ 코너에 게재한 ‘황금평과 라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겨울에도 얼지 않고 수심이 깊은 라선은 동해 1등급의 항구로서 중국, 로씨야(러시아), 몽골이 세계 여러 나라들과 무역교류를 할 때 통과해야할 교통의 요지”라며 “몽골의 경우 바다에로 나가는 가장 편리한 길은 라선”이라고 주장했다.
몽골과 북한이 나란히 나선의 항만 사업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은 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몽골은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을 나진항을 통해 다양한 국가에 수출하기를 원하고 있는 만큼 나진항 진출을 모색해왔다.
몽골의 대외관계상과 도로운수건설도시경영성 부상은 2010년 4월 나선시를 방문해 나진항과 식품제조공장인 라선대흥무역회사를 둘러봤고 몽골 도로운수건설도시경영성은 나선시인민위원회와 경제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몽골은 석탄, 구리, 금, 우라늄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철도를 통해서면 수출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운송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나진항 사용권을 확보해 선박으로 광물을 수출할 경우 운송비용도 크게 줄이는 장점이 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동북아연구실장은 “몽골은 그동안 나진항을 석탄 수출에 이용하는데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며 “인접국인 중국 외에 다른 국가로 석탄 수출선을 다양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앞으로 러시아의 극동지역 하산과 나진 간 화물열차 운행이 본격화되면 몽골이 러시아 철도로 나진항까지 석탄을 수송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북한으로서도 나선을 동북아시아의 중계무역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목표가 있고 외국의 투자를 최대한 끌어들이는 차원에서 몽골의 ‘구애’가 반가운 입장이다.
북한이 앞으로 몽골에 항구를 임대하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에 임대하지 않은 나진항 2호 부두나 선봉항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북한이 나선 개발에 남한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조신신보의 21일자 ‘황금평과 라선’이라는 글의 끝부분에서 “우리가 절실히 바라는 것은 북과 남이 상부상조, 유무상통하여 공영의 길로 나가는 것”이라며 “북과 남이 힘을 합치고 근린나라들과의 경제협력이 전진할 때 우리 민족은 더욱 강한 힘을 가지게 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돼 남한의 나선 진출이 가시화되면 나선 지역의 항구에서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몽골 등 5개국간 다양한 경제적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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