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외무장관 주장…”선적 미그기 깔끔한 상태”

북한 청천강호에 실려있던 미그기 등 무기는 북한과 쿠바가 맺은 ‘메이저 딜’(주요거래)의 결과로 추정된다고 파나마 고위 당국자가 주장했다.

파나마의 페르난도 누네스 파브레가 외무장관은 미국 언론사 매클래치와의 인터뷰에서 청천강호에 실려있던 전투기가 ‘노후 제품’이라는 북한 주장과 달리 양호한 상태였다면서 이처럼 밝혔다고 매클래치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나마 당국은 올해 7월15일 쿠바에서 북한으로 가던 화물선 청천강호가 미사일 부품과 구형 미그 21 전투기 등 미신고 무기류를 대거 실은 사실을 적발해 배와 북한 승무원 30여명을 압류했다.

유엔에서는 이 무기가 서방의 눈을 피한 밀수품이라는 의혹이 나왔으나 북한과 쿠바당국은 ‘수리 후 다시 쿠바로 반환할 노후 무기’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누네스 파브레가 장관은 북한 측 해명이 사실이 아니고 북한과 쿠바가 무기를 교역하는 ‘메이저 딜’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무기거래의 범위는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누네스 파브레가 장관은 “청천강호에 실린 미그기 탱크에는 아직 연료가 실려 있었고 기체는 수리가 필요 없는 상태였다. 배에 있던 제트엔진 15기도 모두 새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청천강호를 조사한 현지 검사는 미그기 중 하나는 불과 몇달 전 비행을 한 정비기록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파나마 외무장관의 선임 보좌관인 토마스 카발은 국외 소식통을 인용해 쿠바와 북한의 메이저 딜이 올해 6월29일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맺어졌다고 주장했다.

쿠바 최고 권력자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쿠바 혁명군의 레오폴도 신트라 피리아스 장군, 북한의 김격식 당시 인민군 참모장이 회동하면서 거래를 맺었다는 것이다. 매클래치는 이 주장의 진위를 별도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2006년부터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량살상무기 등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를 받은 상태다.

유엔 조사단은 지난 8월 청천강호 현장을 조사하고 현재 이 배에 실린 무기류가 유엔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파나마 당국은 북한이 불법 무기 운송에 대한 벌금 100만 달러(10억7천만원)에 합의하면 배와 선원을 귀환시킬 의향이 있다고 누네스 파브레가 장관은 전했다.

매클래치는 파나마가 쿠바와의 분쟁 위험성을 염려해 실제 청천강호 사건에 대해 강경 대처는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바는 파나마 자유무역항인 콜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연합뉴스